"기술력으로 인류난제 극복"…해외로 뻗어가는 K-바이오 [KIW 2025]

“나노갤럭시 플랫폼을 활용하면 뇌와 심장, 비장 등 표적부위에 약물을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강정원 진에딧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사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에서 “기존 정맥주사는 원하는 부위에 약물이 안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나노갤럭시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6년 설립된 진에딧은 ‘유전자 가위’로 노벨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하고 함께 연구를 했던 이근우 대표와 박효민 수석부사장이 공동창업했다. 기술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글로벌 제약회사 로슈그룹의 제넨텍과 약 8400억원 규모의 공동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1분기 이와 관련한 첫 마일스톤을 수령했다. 강 부사장은 “최근 자가 면역을 일으키는 ‘항원’에 주목하고 있는데 제 1형 당뇨병 관련 치료제를 개발하게 되면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폐스펙트럼장애(ASD)와 같은 난치성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스트로젠의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황수경 아스트로젠 대표는 “최근 치료제(AST-001) 임상 3상을 종료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미국 진출을 위해 지난 7월 Pre-IND(임상시험계획 제출 전 사전 미팅)를 완료한 상태”라고 전했다.
아스트로젠은 경북대병원 소아신경과 교수였던 황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ASD) 등 난치성 신경질환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황 대표는 "자폐 환아 부모들이 절박함에 비과학적 치료에 나서는 등 안타까운 사례를 마주하게 돼 직접 창업했다"며 "AST-001의 경우 임상 2상에서 환자(7세 이하)의 사회성이 완치에 가깝게 좋아질 수 있다는 결과를 얻게 되어 의미가 깊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여러 심사관과 미팅이 예정돼 있다”며 “자폐스펙트럼 관련 치료제 개발 속도 측면에서는 전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고 자랑했다.

플랫폼을 사용해 의료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도 소개됐다.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칼 대표는 “디지털 조직 생검 플랫폼 씨셀을 활용하면 기존에 20여분 걸리는 암 조직 검사 시간이 4~8분 수준으로 크게 단축된다”고 전했다. 플랫폼을 통해 환자로부터 떼어낸 조직을 현장에서 바로 촬영할 수 있고, 해당 디지털 이미지를 병리과 의사가 전달 받아 진단을 한 뒤 다시 수술실에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오래 걸릴 수 있는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
황 대표는 "암 수술 이후 세포 잔존율이 높은 암은 재발률 높다"며 "많은 합병증과 부작용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조직 진단 결과가 필요하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씨셀 기술과 관련해 브이픽스메디칼은 지난해 보건 신기술로 인정받았다.

한승만 베르티스 대표 “인류의 질병 정복을 위해 단백질체 분석이 필수”라면서 “딥-파인드라는 분석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본보다 120% 더 많은 단백질 탐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르티스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단백질체학) 기반 정밀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조기 암 진단과 단백체 분석 등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한 대표는 "지난해 노벨 화학상은 단백질 구조 예측 및 설계 분야 기술에 수여된 만큼 의료계에서 '단백질'은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지의 단백질 영역인 다크 프로테옴(Dark Proteome·암흑 단백질체)을 잘만 분석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질병의 특이 신호나 예측이 가능한 부분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혁신 신약 대부분이 단백질로 이뤄진 만큼 기술과 플랫폼을 잘 활용하면 어마어마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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