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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쿠팡 실적발표로 본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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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원

지난 5일 쿠팡이 2분기 실적 발했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김범석(Bom Kim) 이사회의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거랍 아난드(Gaurav Anand)가 참석한 전형적인 미국 상장기업의 분기 실적 발표였다.

미국은 대부분의 상장기업이 분기 실적 발표에 CEO와 CFO가 직접 참석하고 발표한다. 먼저 CEO가 회사의 전략적 방향, 시장 전망, 기업 비전 등을 설명하고, 뒤이어 CFO는 구체적인 재무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제시하며, 이후 애널리스트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소요 시간은 보통 1시간 전후이고 실시간으로 공개되며 심지어 녹취록까지 배포된다. 즉, 기업의 최고의사결정권자가 직접 과거 실적과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애널리스트 질의응답을 통해 위험 요인 및 세부적인 사업별 전략까지 드러나므로 투자자가 향후 그림을 그리기 수월하다.

만약 쿠팡이 한국 시장에 상장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형식의 CEO와 CFO가 참석하는 분기 실적 발표를 했을까? 아마 안 했을 거라고 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일단 많은 한국 상장기업은 단순히 사업보고서를 통한 공시로만 실적을 발표하고 별도의 분기 실적 발표는 시가총액이 크거나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일부 상장기업만 진행한다. 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실적 발표 형식도 미국 상장기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구체성이 떨어지고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도 낮다. CEO나 CFO가 정례적으로 참석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렇다면 이런 차이는 왜 발생하는 걸까? 미국 상장기업들은 분기 실적 발표를 꼭 해야 하고 또 CEO와 CFO가 참석해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어서 그런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분기 실적 발표에 대한 법적 의무는 없다. 즉, 현재와 같은 분기 실적 발표는 기업들의 자율적인 기업설명(IR) 활동이다.

CEO와 CFO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투자자 신뢰 제고와 관행 때문이다. 즉, 다들 그렇게 하므로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기업만 이상해 보여 투자자들의 신뢰가 낮아지고, 이는 결국 주가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쿠팡의 김범석뿐만 아니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애플의 팀 쿡 CEO도 분기마다 실적 발표에 참석하는 것이고,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애널리스트 참석이 많지 않은 기업도 CEO와 CFO가 참석하는 분기 실적 발표를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적 개정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자본시장을 대하는 참여자(기업 및 투자자)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장기업의 CEO가 분기 실적 발표와 같은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직접 투자자들에게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전략과 그에 따른 전망치를 제시하는 것은 당연한 활동이다.

이러한 활동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누적되어야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기업은 자본 조달이 용이해지고, 투자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개인들도 자산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이 아닌 주식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짧게 보면 세상의 변화는 쉽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돌아보면 더딜지언정 세상은 조금씩 변화해 왔다고 믿는다. 자본시장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관행적으로 당연해 보이는 것들도 10년 전에는 ‘한국 시장에서 그게 될 거 같아?’라고 치부되었던 것들이 많다.

반대로 10년 전에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일들이 지금 기준에서는 매우 심각한 행위인 것들도 많다. CEO와 CFO가 직접 참석하는 분기 실적 발표도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여러 이유로 어려울 수 있겠지만 10년 뒤에는 우리 자본시장에서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훗날 누군가가 이글을 본다면 ‘아니 당연한 걸 왜 시간 아깝게 글로 썼지?’라고 생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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