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만 뜨면 돈 긁어모으는데…“양반株가 따로 없네요”[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아시아나항공 품은 대한항공올 들어 주가 10% 상승 그쳐“통합으로 장거리 노선 경쟁력 무인 항공기 개발도 가속페달항공기 엔진 정비 신공장도 순항”유진證 “올 영업익 2조670억” 다올투자證 “목표가 3만6000원”

비행기만 뜨면 돈 버는데 주가는 답답하다.
증권사들의 긍정적인 리포트가 나와도 무거운 시가총액(9조1687억원) 때문에 변동폭이 적다. 호실적 예고에도 마치 조선시대 양반처럼 ‘불장’에도 상승 폭이 덜하다. 국내 대표 항공사 대한항공 이야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만4900원으로 올 들어 10.18% 올랐다. 코스피 상승률(34%)에 비하면 저조하다.

이 회사는 1969년 항공기 8대를 보유한 아시아의 작은 항공사로 출발했다. 그러나 현재 전 세계 40개국 114개 도시에 취항하며 162대 항공기를 보유한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속 선제적인 화물 사업 집중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중국·일본 등 단거리 노선 운항 재개를 시작으로 해외여행 회복 추이를 면밀히 검토해 장거리 중심 항공사로 노선 정상화도 추진 중이다.

국내 항공 산업 발전을 위해 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무리했다.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완전히 하나로 합칠 예정이며 글로벌 항공사로 도약해 글로벌 시장서 초대형 항공사들과 경쟁한다는 각오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데 보잉 787-9, 787-10, 에어버스 A220-300 여객기 등 친환경 고효율 항공기로 기단 교체를 지속하고 있다.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 온실 감축 효과가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를 국내 업계 최초로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15일 회사 관계자는 “하계 성수기 영향으로 주요 관광 노선 중심 실적 호조가 전망되고 수요 집중 노선은 탄력적 공급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하반기 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어 “화물사업은 미국 관세정책 불확실성 지속으로 대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작년 말 기준 매출 비중은 여객 사업 60%, 화물 26%, 기타(항공우주 등) 14%였다.
아시아나 인수로 세계 10위권을 바라볼 수 있다. 단순히 유상 승객 운송거리만 따졌을 경우다. 그는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 4조원 이상을 보유해 인수 효과는 더 커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특히 “통합으로 항공산업 부문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이 항공 MRO(정비·수리·분해조립)와 항공우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에 투자를 늘리면 국내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부담은 있겠지만 통합 시 원거리 노선 경쟁력이 강화되고 네트워크 효율화 등으로 큰 폭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고 예상했다.

신성장동력을 묻자 무인기를 꼽았다. 그는 “대한항공 하면 여객 및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공운수업체로만 생각하지만 부산 테크센터를 중심으로 항공기 완제기 및 부품 개발, 위성체 및 발사체 개발, 무인항공기 개발 및 항공기 개조 및 성능개량 등 항공기 개발·제조사업까지 수행하며 국내 유일 항공우주산업 종합기업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00년대 초반부터 무인기 개발에 전략적 진출을 결정했고 이후 근접감시용 무인기 개발을 필두로 전술급 사단 정찰용 무인기 전력화, 전략급 중고도 무인기 양산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스텔스 무인기, 유무인복합 AI(인공지능) 무인전투기, 정찰·타격용 무인기 및 수직이착륙 무인기 개발 등 무인 비행체의 미래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2000년대 들어 무인 항공기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예측하고 각종 무인기 시장과 규모, 소요 기술 등 선행 연구를 수행해 사단급 정찰 무인기를 첫 진입 목표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원 연구개발 과제를 활용해 근접감시 무인기(KUS-7) 및 전술급 무인기(KUS-9) 개발에 나서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0년 육군과 해병대에서 운용할 사단급 정찰용 무인항공기 체계개발 사업을 수주해 2020년 전력화를 완료했다. 국산화율 95%를 달성했는데 국내 무인기 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또 미래 공중 전장의 핵심 체계인 유무인 복합체계 개발을 위해 2022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의 저피탐(스텔스) 무인 편대기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착륙 때 프로펠로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틸트로터 무인기를 개발한 바 있다. 군에서 운용 중인 500MD를 무인화 개발한 다목적 무인헬기 개발에도 참여했다.
항공 MRO(유지·보수·정비) 시장도 새 먹거리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목에 거대한 항공 정비 단지가 들어서는데 연면적 14만200㎡,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의 대한항공 신 엔진 정비 공장이다. 대한항공과 자회사 아이에이티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민간 항공기 엔진 시험 시설 바로 옆에 엔진 정비 공장을 증축했는데 지난 3월 기공식을 열었다. 24년 연속 인명 무사고 운항 노하우를 MRO 사업에 심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보험료율은 글로벌 항공업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기 엔진 정비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972년 첫 엔진 수리에 나섰는데 1976년 보잉707항공기 엔진 중정비 작업을 하며 엔진 MRO에 뛰어들었다. 작년 말까지 5000대 가까운 엔진을 재탄생 시켰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되는데 2027년 신 엔진 정비 공장이 가동되면 관련 인력이 1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매출 25조3360억·영업익 2조670억 전망 … “목표가 3만6000원”최근 5년간 안정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2020년 매출 7조6105억원, 영업이익 1074억원에서 작년 매출 17조8707억원, 영업이익 2조1102억원으로 각각 135.09% 증가, 1864.8% 증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25조3360억원, 2조670억원을 전망했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아시아나 인수 완료에 따른 글로벌 10위 항공사 도약과 견조한 여객 수요, 친환경 고효율 신형 항공기 도입 등이 꼽힌다. 다만 항공기 리스 비용을 달러로 내는 만큼 환율에 출렁이고 중동 등 전쟁 시 여객 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은 위험 요인이다.
오정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별도 매출 3조9000억원(전년 동기 대비 1% 감소), 영업이익 3990억원(4% 감소)으로 컨센서스에 부합했다”며 “국제선 운임(1% 감소)은 견조했고 유류비(19% 감소)도 절감됐으나 정비비 등 그 외 비용(9% 증가)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항공기 좌석 개편을 통한 프리미엄화가 진행 중이며 9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고 했다. B777-ER의 일등석을 없애고 프리스티지 좌석을 편성해 좌석 수 8% 증가 및 믹스 개선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또 “하반기 장거리 수요 확대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로 미주 환승 및 해외 고객 수요가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로 3만60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44.58% 상승 여력이 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영종도 엔진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엔진 비용 절감과 타 항공사의 엔진 물량도 수주해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 경우 “대한항공 엔진 정비 역량은 연 360여대, 정비가능 엔진 수는 9종으로 확대된다”고 예상했다. 이어 “엔진 외주 정비 수수료는 대략 5억~10억원(엔진정비 비용의 5~10%)으로 알려졌으며, 이미 일부 자체 엔진 정비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5% 수준, 아시아나항공은 10% 수준의 정비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엔진 오버홀의 경우 엔진 1대당 약 50억~100억원 수준의 정비 비용이 발생하는데 추가로 외주 물량을 연간 100여대로 가정 시 연 5000억~1조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봤다. 영업이익률 5% 가정 시 연 250억~500억원의 영업이익 추가를 예상했고 종합적으로 연 1000억~15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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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