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계 딥시크"…올해 180% 폭등한 이 종목은 [조아라의 차이나스톡]

중국 제약사 아케소(Akeso·康方生物)가 올해 3배가까이 급등했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 면역항암제의 상용화 기대 등이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올해 180% 급등한 '아케소'
15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아케소는 전날 4.19% 상승한 164.20홍콩달러에 마감했다. 신약 개발이 성과를 거두면서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이 180.20%에 달했다.
이 회사의 면역항암제 ‘이보네시맙’과 자궁경부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카도닐리맙' 관련 호재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아케소는 지난달 16일 진행성 대장암 1차 치료제로 이보네시맙을 사용하는 임상 3상 시험(AK112-312/HARMONi-GI6)에서 첫 환자를 등록했다고 발표했다. 3상 임상은 신약 허가 전 마지막 단계로 성공시 각국 규제 기관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같은달 아스트라제네카가 서밋 테라퓨틱스와 이보네시맙에 대해 최대 150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보네시맙은 아케소가 개발한 PD-1/VEGF 이중특이항체로 2022년 서밋 테라퓨틱스가 50억달러의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권리를 확보했다. 최근 임상 결과 이보네시맙은 기존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를 넘어서는 효과를 보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글로벌 상용화가 이뤄지게 되면 각종 로열티 등으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6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은 아케소가 자체 개발한 이중특이항체인 '카도닐리맙'(PD-1 x CTLA-4)을 자궁경부암 ‘1차 치료제’로 승인했다. 도닐리맙은 2022년 중국에서 자궁경부암 2차 치료제로 상용화된 바 있다.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CCDC)에 따르면 매년 13만명이 넘는 여성이 자궁경부암에 걸린다. 아케소 창업자인 샤위 최고경영자(CEO)는 “카도닐리맙은 단일 PD-1 또는 PD-L1 억제제보다 더 우수한 치료 성과가 더 우수하다"며 "특히 기존 면역항암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의 경우 더 의미있는 치료 효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키트루다' 능가한다는 신약
아케소는 바이엘과 크라운바이오사이언스 등 서방 제약사에서 고위직을 역임한 샤위가 2012년 설립한 기업이다. 중산대학교 생화학과를 졸업한 그는 영국 뉴캐슬 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과 미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미국 루이빌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항암 면역요법 연구를 수행했다. 2000년대부터 중국 정부 주도의 의약품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사명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치유의 여신 '아케소'를 본떠서 만들었다.
2020년 4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아케소는 그해 홍콩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대적으로 흥행했다. 공모가는 예상 밴드(14.88홍콩달러~16.18홍콩달러) 상단으로 책정됐다. 당시 상장으로 총 1억5900만주를 발행해 24억3700만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폐암학회에서 아케소의 이보네시맙이 세계 1위 면역 항암제인 미국 머크의 키트루다보다 종양 진행 위험을 49%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신약 투약 환자들 가운데 절반이 무진행 생존기간(PFS·증상 악화를 겪지 않는 기간)이 중앙값 11.1개월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키트루다의 PFS 5.8개월을 2배 가까이 웃도는 결과다. 회사 측은 항암제뿐만 아니라 신경 퇴행성 질환 및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까지 개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아케소가 거둔 매출은 21억2400만홍콩달러, 순손실은 5억1500만달러다. 마일스톤 감소 등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53.1%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보네시맙이 글로벌 블록버스터 수준의 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중국 화푸증권은 "올해 매출은 35억위안, 내년과 내후년엔 각각 57억위안, 93억위안으로 급증할 것"이라며 "향후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최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UBS은 최근 아케소의 신약 잠재력이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12.1홍콩달러에서 197.5홍콩달러로 대폭 올렸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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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