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내수주·바이오 등 소외종목 주목을"
올해 주요국 중 상승률 1위를 달리던 코스피지수가 최근 3200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세제개편안이 발표되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일제히 매도 물량을 쏟아낸 영향이다. 전고점을 눈앞에 두고 증시 변동성이 점점 더 커지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고배당주와 함께 내수주, 철강 등 그간 소외된 종목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흔들릴 땐 금융·내수주 주목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변동성 장세의 피난처로 실적이 좋은 금융주 등 고배당주를 꼽았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올수록 금융주, KT&G 등 고배당주 등에 투자 수요가 몰린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전향적인 움직임을 보여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낮춘다면 고배당주는 반등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도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이 시장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기존 금융소득종합과세보다는 세율이 낮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금융, 통신, 자동차 등 배당과 실적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종목이 먼저 바닥을 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배구조가 개선되고 배당이 늘어날 수 있는 종목들이 업종 불문하고 유망하다”며 “코스피지수가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식 투자자라면 단기 조정을 감내하는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올해 상승 랠리에서 소외된 내수주를 매수할 기회라는 분석도 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식음료·유통주 등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내수주가 유망하다”며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허용으로 관광주 역시 힘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주도주인 조선·방위산업주를 저가 매수할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선과 방산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높은 점이 부담이었는데 이번 조정으로 부담이 작아졌다”고 말했다.
◇덜 오른 바이오주도 유망철강, 바이오 종목 등도 새로운 ‘투자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급등한 종목보다 상승 여력이 있으며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체 KRX지수 중 지난달 상승률 1위는 ‘KRX 300 소재’였다. 한 달간 15% 뛰었다. 이 지수는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화학 관련주로 구성돼 있다. 상승률 2, 3위는 KRX 철강(14.9%)과 KRX 300 헬스케어(12.1%)가 차지했다. 기관투자가들이 2차전지, 철강, 석유화학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기관이 559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가 한 달 새 30%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홀딩스(2432억원)와 LG화학(2172억원)도 기관 순매수 상위권 명단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유망 섹터로 내수주와 엔터테인먼트주를 꼽았다. K팝 열풍과 중국의 한한령 해제 가능성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으로 K팝 인지도가 높아지고 팬덤 문화가 확산하며 엔터 업종의 기초체력이 강해졌다”며 “하반기 BTS·트와이스·블랙핑크의 활발한 활동이 음원·공연·제작상품(MD)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주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관세 충격에도 중국 업체들의 감산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 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권지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저가 공세를 펼쳐온 중국 철강 기업들의 감산 소식은 국내 철강주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제약·바이오 종목은 하반기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밸류에이션이 낮아 투자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증시 부양 수혜주에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저평가 종목으로 주도주가 바뀌고 있다”며 “3분기 조정장이 올 위험에 대비해 주가 변동성이 작은 종목을 중심으로 ‘안전지대’를 구축하라”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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