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AI’ 신사업 한다고 공시하더니···신사업 공시 기업 30% 실제 사업추진 無

투데이코리아 - ▲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이차전지와 인공지능(AI) 등의 테마로 신사업을 하겠다고 공시했으나, 추진하지 않은 기업들이 10곳 중 3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기업의 경우 열악한 재무상황에서 기존 사업과는 무관하게 최근 유행하는 테마와 관련한 신사업 발표로 투자자를 유인하고, 주가 급등 이후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고 관리종목에 지정되는 등의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7개 테마업종(이차전지·인공지능·신재생에너지·로봇·가상화폐 및 NFT·메타버스·코로나)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한 86개사 중 사업 추진 내역이 이예 존재하지 않는 곳은 27개(31.4%)사로 파악됐다.
이들 기업 중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3개, 코스닥 상장사는 24개로 집계됐다. 또한 제품 및 연구개발을 진행중인 곳은 26개(30.2%), 사업 초기 단계에 머무는 곳은 17개사(19.8%)에 그쳤다.
사업 추진 내역이 아예 없는 27개사 중 11개사는 미추진 사유 기재를 누락했으며, 나머지 5개사와 4개사는 각각 검토 중 및 경영환경 변화 등을 사유로 기재했다.
특히, 이들 기업은 최근 열악한 재무환경에 노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7개 기업 가운데 13개 기업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며, 심지어 7개사는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났다.
아울러 내부통제에 등에 있어 문제점도 지속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례는 13개사로 집계됐으며, 횡령·배임,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관리종목으로 지정 혹은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기업도 9개에 달했다.
사업추진 현황이 존재하는 회사는 전체 86개사 중 59개사로 집계됐으나, 매출이 발생한 16개사 중 유의미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한 곳은 8개사에 그쳤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정관에 사업목적을 추가·삭제·수정한 기업 178곳과 지난해 점검 시 기재 부실이 심각했던 146곳 등 총 324개사의 반기보고서를 점검 및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 1년간 7개 테마업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회사는 총 131개사였다. 특히, 이차전지를 추가한 회사는 56개사로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이 각각 41개, 28개로 뒤를 이었으며, 로봇(21개), 가상화폐·NFT(19개), 메타버스(9개), 코로나(2개) 등도 포함됐다.
이에 금감원은 공시 기준에 미흡한 179곳에 대해 보완을 지시하고 사업추진 내역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27곳의 기업에 대해 자금 조달 시 신사업 진행 실적 등을 중점적으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신사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해도 이를 실제로 추진하는 경우는 일부에 그친다”며 “신사업에 수반되는 대규모 자금조달 공시가 있어도 발행 대상자의 재무현황 및 최대주주 등을 확인해 실제 납입 능력이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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