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상폐 위기’ 엑세스바이오 소액주주 "원주전환·거래정지 책임져야"

엑세스바이오 소액주주연대가 1일 팜젠사이언스빌딩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인포스탁데일리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엑세스바이오가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소액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엑세스바이오 소액주주연대는 1일 팜젠사이언스빌딩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엑세스바이오에 ▲원주전환 비용 부담 ▲주주환원 정책 확대 ▲거래정지에 대한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최근 분기 매출액이 3억원 미만일 경우 주된 영업 정지에 해당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된다. 엑세스바이오는 분기 매출 3억원을 달성하지 못하며 지난달 18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엑세스바이오의 지난 2분기 매출은 별도 기준으로 1억87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5일까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결정한다.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엑세스바이오는 개선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후 제출된 계획서를 바탕으로 기업심사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한 뒤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일부 주주들은 엑세스바이오가 충분히 매출을 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상태를 방치했다며 고의 상장폐지 의혹을 주장하고 있다.
박외성 엑세스바이오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고의 상폐 의혹에 대해 "거래정지가 됐지만 회사는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팬데믹 상황 이후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회사는 이에 대한 대응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회사 직원 중 그 누구도 거래정지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며 "상장폐지가 확정될 경우 집단소송과 민형사상 고발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엑세스바이오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정책도 주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엑세스바이오는 상장 이후 지난 2023년 단 한차례 약316억원 규모의 배당을 진행했다. 지난 22년 코로나19 특수로 높은 매출액 1조 339억원, 영업이익 4692억원, 당기순이익 3497억원을 기록했으나 추가 배당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회장과 임원들은 성과급 등을 통해 고액 연봉을 받아갔으나 주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주주환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회사가 현금을 2000억원 가까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며 회사의 경영 행보에 대한 지적을 이어갔다.
엑세스바이오는 미국 뉴저지에 설립된 회사로 국내 시장에는 KDR(한국예탁증서) 발행을 통해 상장했다. KDR은 해외 기업이 국내에 상장할 경우 기업이 발행한 원주를 기반으로 예탁기관이 발행한다. 이에 주주들 실제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고 KDR 소유주로 분류돼 기본적인 주주 권리를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주연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KDR 보유 주주의 주주권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 원주전환을 추진 중이만 엑섹스바이오 측이 전환 추진 비용을 주주들에게 부담시키려 하면서 갈등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박 대표는 "주주가 아니고 소유주로 되어 있어 임시 주주총회도 열 수 없고 주주 명부도 받을 수 없다"며 "그래서 원주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탁원을 통해 원주전환 비용이 회사 부담인 것을 통보했으나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원주전환 비용 청구 소송을 준비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엑세스바이오는 지난달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거래가 정지된 이후 회사와 임직원 모두는 상황 수습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엑세스바이오는 "팬데믹 이후 미국 연방정부 산하 공공기관에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납품하며 성장을 이어왔다"며 "올해도 공공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던 중, 미국 정부 예산 편성이 지연되면서 신규 발주가 지연돼 2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지만 당사는 이를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는 거래 재개에 전력을 쏟고 있다"며 "현재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다양한 소명 자료에 성실히 대응하며 긴밀히 협의 중으로 엑세스바이오 임직원들은 상장유지와 주주 피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서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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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