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 고용 둔화와 관세 불확실성, 신흥국 자산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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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박남숙 기자] 7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결과를 보였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비농가 취업자가 전월보다 7.3만 명 증가하는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10만 명을 하회했다.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실업률도 4.2%로 상승했다.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이란 평가다.
그러나 더 충격적인 내용은 앞서 발표되었던 5~6월 잠정치가 각각 14.4만 명, 14.7만 명 증가에서 1.9만 명, 1.4만 명 증가로 대폭 급감했다는 점이다.
두 달간 시장 예상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었던 취업자가 25.8만 명 사라졌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와 소매업 부문에서 고용이 증가했으나 정부, 도매업, 임시 서비스 부문에서 고용이 감소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관세 부과 이후 제조업 고용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 노동의 질적 측면 약화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5~7월 중 월간 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3.5만 명에 불과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고용이 급감했던 시기(2020년 상반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라고 해석했다.
점진적인 하락추세를 유지해오던 비농가취업자수의 전년대비 증가율도 6월 이후 1%선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평균실업기간도 24.1주로 2022년 4월 이후 가장 길어졌다.
미국경제의 예외적인 강세 배경이 되었던 고용시장의 강세가 추세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란 분석이다.
실업률이 여전히 자연실업률 수준에 있어 완전고용에 가까운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역으로 노동수급이 완화되면서 고용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진성 연구원은 "고용시장에 대한 관세영향이 부분적으로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9월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레이션 추이가 관건이나 현재 물가압력이 낮은 상품물가의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서비스물가는 안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물가상승세가 크게 가팔라 지기보다는 현재 수준(2.6~2.8%)의 물가 상승률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업률은 시장 예상대로 소폭 상승했지만, 경제활동참가율 하락이 동반되면서 노동시장 내 요와 공급 모두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고용 계획이 당분간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아 고용 증가율 둔화 흐름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인율 하락과 낮은 채용률도 노동 수요 부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7월 FOMC 에서 연준의장은 실업률 추이에 주목하겠다고 언급했다.
실업률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수요와 공급이 동반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업률 상승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9월 FOMC 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전망이나 연준의 금리 인하는 완화적 기조 전환이라기보다는 현재 제약적 수준에 있는 기준금리를 중립금리에 근접시키기 위한 조정으로 볼 필요가 있어 이후 금리 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실업자 구성에서도 주목할 부분이 있다. 신규 노동시장 진입자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비경제활동 인구로 머물렀던 인력이 다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김유미 연구원은 "이들은 기존 구직자에 비해 취업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업률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또한, 장기실업자의 증가세도 지속되고 있어, 노동시장의 질적 측면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 9월 FOMC 기준금리 인하 기대 높아져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기업들이 고용을 줄였다는 것은 일정 부분 비용 통제를 시작했다는 의미"라며 "그렇다면 기업 투자도 단기적으로 주춤해지며 침체 논란이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런 소동은 중단기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어 "경기침체는 전통적으로 달러 강세 요인이었으나 시장은 이번에는 달러약세로 반응했다"며 "전형적인 금융억압 매커니즘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가 과거 수십 년간의 전통적인 반응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은택 연구원은 "향후 경기침체 논란이 나오며 단기적인 혼란은 지속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흥국 자산 (주식·부동산 등)에 유리한 환경이 강화되는 흐름"이라고 판단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고용 증가세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ISM 제조업 고용 지수가 기준선을 하회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기업들의 고용 계획이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6월 구인 건수는 시장 예상보다 줄어들었고, 구인율도 하락했으며 채용률 역시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이는 노동시장 내 수요가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현재 해고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기업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현 고용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해고 압력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유미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 및 고용 계획이 적극적으로 집행되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이에 따라 노동시장 수요 약화는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경기 완충 수단 및 심리 안정을 위해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연구원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이 일정 부분 구체화되고 불확실성이 진정될 경우, 노동 수요 둔화 및 실업률 급등 가능성에 대응하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며 "그 시점을 여전히 9월 FOMC 로 보고 있으며, 7월 고용 보고서 발표 이후 9월 인하 기대는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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