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뒤 알뜰폰 부정 개통…390억 가로챈 해킹조직 검거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대기업 회장 등 재력가들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주식·코인 등 자산 390억원을 빼돌린 해킹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8일 브리핑을 열고 지난 2023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피해자 16명에게서 39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 중국 국적의 총책 A(35)·B(40)씨를 포함해 조직원 18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총책 A씨는 오는 29일 검찰에 구속 송치될 예정이며, 태국에서 구속된 B씨는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송환이 진행되고 있다. 나머지 16명 중 2명이 구속 송치됐으며, 11명이 불구속 송치됐다. 3명은 수사 중이다.
이들은 10명의 피해자로부터 250억원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적용된 혐의만 사기, 정보통신망침해, 주민등록증부정사용, 공동공갈미수, 공문서위조·행사 등 11가지에 달한다.
경찰은 지난해 서울을 시작으로 휴대전화 부정 개통 신고가 잇따르자 사건을 취합해 집중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들이 중국 연길과 대련, 태국 방콕 등지에 거점을 두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전문적으로 해킹을 시도한 국제 해킹조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킹조직은 다수의 정부·공공기관과 정보기술(IT)업체 웹사이트를 해킹해 민감한 개인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한 뒤 범행에 활용했다. 자산이 많은 재력가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을 우선 범행 대상으로 삼고, 교정시설 수감자나 유명 연예인, 가상자산 투자자 등으로 공격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해자 89명의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해 총 118개의 휴대전화 유심을 무단 개통했다. 이 과정에서 이동통신사의 가입제한 서비스까지 해킹해 무단으로 해제하기도 했다. 또 신분증 모바일 확인 서비스 부정 이용 등을 통해 공동인증서와 아이핀 발급, 신규계좌 개설 등 인증수단을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인증수단으로 피해자의 금융계좌 및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침입해 금전을 탈취했다.
조직이 범행 대상으로 삼은 피해자 258명은 기업인 75명, 법조인과 공무원 11명, 연예인과 유명인 12명, 체육인 6명, 가상자산 투자자 28명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계좌 잔액이 55조2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재력가였다. 100대 그룹 기업인들도 22명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금액을 편취당한 16명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편취당한 피해자는 213억원 가량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84억원 상당의 하이브 주식을 탈취당한 정국의 경우 소속사가 피해 인지 직후 지급정지 등의 조처를 하면서 실제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과 피해자의 지급 정지 조치, 경찰의 출급 차단·동결 조치를 통해 확보한 약 213원을 피해자에게 반환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대면 실명확인 절차의 보완 필요성을 당국에 건의했고, 이후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 추진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오규식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2대장은 “비대면 인증체계를 우회한 이번 사건은 전례가 없는 사건으로, 이들이 조회한 계좌의 금액이 커 자칫 더 큰 범죄로 이어질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유관기관 대응체계를 신속히 가동해 추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 재산 및 개인정보 보호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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