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동산 경매학원 ‘4000억대 사기’ 피해자 정부·국회에 수사 호소
인천 동구 물치도와 영종도 선녀바위 등 국내 곳곳에서 부동산 경매학원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당국의 즉각적인 구속수사와 국회 차원의 피해 구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A경매학원 사기사건 피해자 23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확인된 피해자만 7000여명에 달하며, 총 피해금액은 무려 4000억원에 이른다“며 ”경찰이 사건을 접수한 지 10개월이 지났지만 수사 진척이 없다. A경매학원 사기 피의자들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 수사와 기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브로 수강생 유인 허위정보 제공 공동투자 권유
피해자들에 설명을 정리하면, A경매학원을 운영하는 피의자들과 그들의 가족, 지인, 그리고 주변 인물들은 학원 수강생들을 기망하고 부당 이득을 편취한 집단 부동산 사기다.
피의자들은 유튜브에 경매 노하우와 성공담 영상을 게시하며 순진한 구독자들을 학원 수강생으로 유인했다. 이후 허위 정보를 마치 실현 가능한 것처럼 교묘하게 포장하여 수강생들에게 부동산 공동 투자를 권유했다. 이어 투자금을 편취 최고가 경매 입찰, 자금 횡령, 유용 등 상상할 수 없는 수법으로 부당한 이득을 챙겼다.
또한 피의자들은 가짜 개발 호재를 무분별하게 퍼뜨리며 "이거 사면 몇 배 수익이 난다", "로또나 마찬가지다", "개발만 되면 돈방석에 앉는다", "노후 대책은 이거 한 방으로 끝이다"와 같은 감언이설로 수강생들을 기망했다.
피해자들은 “지난해 <KBS> '추적60분'에 보도된 인천 물치도 쓰레기발전소 사기, 을왕리 선녀바위 공터 매입 사기, 김포 임야 전원주택 개발 사기 등 수많은 사기 사건들이 바로 이러한 거짓 개발 호재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유령회사 명의로 토지 매입 주식배당 미끼로 수강생 돈 편취
A경매학원 학원장 등은 수강생(투자자)들에게 땅에 대한 공유지분 등기를 해준다면서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 이름으로 토지를 매입했다. 이후 이 유령회사의 주식을 주는 조건으로 투자자들과 주주계약을 했지만, 실제론 주식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1인당 적게는 1000만원부터 많게는 10억원까지 투자했다.
또한 피의자들은 수강생들로부터 토지 낙찰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경매를 쉽게 성사시켜야 했다. 따라서 감정가의 100%를 넘겨 땅을 낙찰받는 일이 많았다. 과도하게 높은 매수가와 위법성이 의심되는 대출 구조로 인해 수강생들은 토지 매수 시점부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피해 계속 불어나”... 피의자 구속수사와 재발방지 촉구
피해자들은 지난해 10월 경매학원 원장 등을 사기, 유사수신,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북부경찰청에 형사 고소했다. 이후 경찰은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출국금지 조치까지 내렸지만, 아직 구속된 피의자는 없다.
피해자들은 "이 순간에도 저희 피해자들은 하루하루 피 말리는 심정으로 어렵게 버텨내고 있다"며 "부디 하루속히 피의자 전원을 구속 수사하고 철저하게 사건을 마무리 지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시간이 지체될수록 피해 구제의 길은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며 "지금도 몇몇 피해 물건지들은 은행 이자 미납 등으로 인해 경매로 넘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차원에서도 부디 하루빨리 이 사기꾼 집단이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며 "국회가 이번 경매학원 사기 사건을 면밀히 조사하고, 유사 범죄를 방지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수립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