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외로움 파고든 '떴다방', 65억 사기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에게 접근해 허위·과대광고 물품을 판매한 일명 '떴다방'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시중가 10만 원 상품을 78만 원에 파는 등 10배가량의 폭리를 취했다. 부당이득금은 제주도내에서 단속된 '떴다방' 단일 사건 중 가장 많은 65억 원 규모다. 

16일 제주도자치경찰단은 '약사법',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위반', '의료기기법 위반',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화장품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지난 14일 주범 A씨(40대. 남)와 공범 B씨(40대 . 남)·C씨(50대. 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떴다방 총괄 관리 이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제주시내 두 곳에 홍보관을 만들어 운영해 왔다. 범행 기간은 올해 5월까지다. 

A씨는 신제주와 구제주에 위치한 1호점과 2호점을 총괄 관리했고, B씨와 C씨는 2호점 점장과 대표를 담당하면서 조직을 만들어 피해 어르신을 겨냥했다. 

접근 방식은 피해 어르신들의 외로운 마음을 파고드는 고전적인 수법이다. 계란, 포도, 참기름 등 생필품을 나눠주면서 접근한 뒤 홍보관에 모아 살갑게 대했다. 

말벗이 필요했던 어르신들은 농사일 등을 마치고 여가 시간이 생기면 홍보관을 찾아갔다. 그곳에선 노래와 대화 상대 등 외로룸이 해결됐다. 실제로 한 피해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떴다방이 생각났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외로움을 악용한 것이다. 





발톱을 드러낸 A씨 일당은 단순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을 치매나 당뇨 및 각종 질병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혹해 물품을 팔기 시작했다. 

섭취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도 존재했다. 일당은 그때마다 "명현반응이다"고 거짓말을 했다. 명현반응은 건강히 호전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반응을 칭한다. 

A씨 일당은 단가 6만 원 제품을 48만 원에, 10만 원 상품을 78만 원에 팔아치우면서 폭리도 취했다. 이 과정에서 돈이 없는 피해자에게 강매로 구입하게 한 뒤, '물품 대금 지급약정서'를 쓰게 만들어 대부업체에 채권으로 팔았다. 

제주도내 피해자는 1,700여 명이다. 중증장애인과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도 포함됐다. 총 피해 금액 65억 원 중 가장 많은 사기를 당한 어르신은 7,000만 원가량이다.

도 자치경찰단은 구속된 A씨 등 3명 외에도 '떴다방' 조직원 13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일당들의 부당이득금은 향후 제주지방검찰청에서 몰수·추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