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 40조 돌파…원리금 보장은 88%
정부가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도입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적립금이 지난 한 해 동안 3배 넘게 성장했다. 가입자 수도 630만명을 넘어섰다. 다만 여전히 초저위험 상품 적립금 비중이 88%에 달하는 만큼 원리금 보장상품에 편중된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8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40조670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5520억원) 대비 219% 증가했다. 지정가입자 수도 631만명으로 같은 기간 32% 늘었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된 금융 상품에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이 해당한다. 현재 41개 금융기관의 315개 상품이 정부 승인을 받아 판매·운용 중이다.
당국은 디폴트옵션이 "지난해 불안정한 금융시장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이며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고위험, 중위험 상품군은 지난 1년 수익률이 각각 16.83%, 11.77%로 10%를 초과했다. 저위험과 초저위험의 1년 수익률은 7.20%, 3.32% 수준에 그쳤다.
다만 전체 적립금 중 88%에 달하는 35조3386억원이 원리금 보장상품인 초저위험상품에 편중돼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당국은 올해 공시부터 개별 금융기관의 위험등급별 적립금(판매) 비중을 추가로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의 편중 정도를 알려 가입자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또한 오는 4월부터 모든 디폴트옵션의 상품 명칭도 변경한다. 현행 디폴트옵션 상품 명칭은 '위험'을 강조하고 있어 합리적 투자를 저해하는 측면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 중심으로 명칭을 변경한다. 초저위험은 '안정형', 저위험은 '안정투자형', 중위험은 '중립투자형', 고위험은 '적극투자형'으로 바꾼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분기마다 디폴트옵션 상품의 주요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시한다. 세부적인 공시자료는 고용노동부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양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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