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합병, 주가 흥행은 글쎄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일반 주식 투자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합병 이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이어져 투자자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22일 신영해피투모로우제8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애드포러스는 상장 첫날 기준가(1만7060원) 대비 18.4% 하락한 1만39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4일 키움제8호기업인수목적과 합병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한 지슨도 상장 첫날 주가가 기준가 대비 23.6% 급락했다.
스팩 합병 이후 주가가 내려가는 데는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먼저 스팩 발기인이 성장성이 낮은 기업과 무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는 경우다. 발기인은 합병이 실패하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어 합병을 강행할 유인이 크다. 이 과정에서 실적이나 재무 상태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기업과 합병이 이뤄지면 상장 직후 실망 매물이 쏟아지며 주가가 하락한다.
합병 기대감이 사라진 뒤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는 것도 하락 요인이다. 여기에 더해 수급 불균형도 부담이다. 합병 이후 비상장 기업 주주들이 상장 주식을 보유하게 되는데, 일정 기간 보호예수(록업)가 해제되면 대량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오버행’으로 인식해 주가에 하방 압력을 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손실을 피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꼽힌다. 투자자가 합병이 불리하다고 판단하면 정해진 기한 내 매수청구권을 행사해 권리 가격에 따라 주식을 되팔 수 있다. 해당 권리 조건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오는 합병 공시에서 확인 가능하다. 증권사에서도 주주들에게 별도로 안내하기도 한다.
스팩은 청산 시 공모가에 이자를 더한 금액만을 분배한다. 매수 가격이 청산 금액보다 높다면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스팩 투자는 공모가 수준에서 이뤄져야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급전이 필요하거나 다른 종목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으로 손실을 감수하고 스팩을 매도하는 사례가 많다”며 “여유 자금으로 장기 투자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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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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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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