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우 "기업정보 다 공개한다고 투명성 높아지는 건 아냐"
“정책의 일관성과 투명성이 보장돼야 개인투자자도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습니다. 한국투자자포럼은 회계와 감사 분야에서 정보 신뢰성을 높이는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정석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정보의 투명성 확보가 자본시장 신뢰를 높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라며 “학계, 산업계, 정책당국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의견을 교류하는 장을 만들기 위해 포럼을 설립했다”고 강조했다. 포럼은 경영·회계·법학 분야 교수들이 주축이 돼 세운 단체다. 정 교수는 올해 초 발족한 한국투자자포럼의 제1대 대표를 맡았다.
그동안 투자자 보호 관련 단체는 기관투자가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데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게 포럼의 문제의식이다. 정 교수는 “회계 및 감사 제도와 관련해 많은 용역을 수행하면서 개인투자자보다 기업과 감사인의 이해를 중심으로 정책이 결정되는 사례를 자주 봤다”며 “투자자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자고 뜻을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정보를 다 공개하면 투명성이 높아질 것이란 인식이 가장 흔한 오해”라며 “정보량만 늘리면 경영 기밀이 누설되는 등 오히려 투자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안별로 여러 관점이 반영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업 투명성을 평가하는 지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회계 공시 등 정보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측정하고, 평가 결과를 경영에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정 교수는 “기존 투명성 관련 평가는 분야가 세분화되지 않아 참고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기업과 시장이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자포럼은 24일 첫 학술토론회를 연다. 이번 주제는 상법 개정과 투자자 보호다. 제도 변화가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데 어떤 역할을 할지, 기업 입장에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다룬다.
나수지 기자
-
등록일 17:36
-
등록일 17:36
-
등록일 17:23
-
등록일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