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춘욱 "코스피 4000 가능…다만 이 셋 중 하나는 충족해야" [KIW 2025]

"셋 중 하나만 이뤄져도 코스피 4000이 가능합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의 코리아마켓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인구 고령화 시대 자산시장의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한국 금융·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홍 대표는 한국 증시가 기업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지난 25년 동안 10배나 늘었지만 배당은 여전히 제자리"라며 "쥐꼬리 배당과 오너 중심의 경영 구조 속에서 코스피는 기업 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사주 매각, 기업공개(IPO),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으로 시장에 주식만 늘려온 결과 지수는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앞으로도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도 냉정한 분석을 내놨다. 홍 대표는 "1958년 개띠가 60세가 되던 2018년부터 집값이 떨어질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전망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폭등이었다"며 "1958년생 개띠 세대는 1300만명 중 1100만명이 여전히 건재하고, 이들이 집을 팔기는커녕 더 좋은 집으로 갈아타면서 매물이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임대사업자 제도 시행과 양도세 중과 강화가 맞물려 매물을 더 가두었고, 수도권 '똘똘한 한 채'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증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며 ▲적대적 M&A 활성화 ▲배당 분리과세 단순화 ▲정부의 오너 자금 동원 지양 등 세 가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홍 대표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한 건이라도 성사되고, 배당 분리과세가 단순화되며, 정부의 오너 자금 동원 관행만 사라져도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셋 중 단 하나만 이뤄져도 코스피는 40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 성과가 곧 주주 가치로 연결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국 증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했다.
홍 대표는 발표를 마무리하며 "한국 경제는 인구 고령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놓여 있다"며 "제도 개선을 통해 기업 성과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자산시장이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것이 앞으로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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