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증시 흔드는 큰손…기관보다 영향력 커져" [KIW 2025]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흔드는 큰 손으로 부상했습니다. 때로는 기관 투자가보다 훨씬 파괴력있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때입니다.”
강현담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7일 ‘KIW(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5’에서 “앞으로 개인의 영향력을 무시하는 펀드매니저나 일반 투자자들은 고전할 수 밖에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강 본부장은 개인이 주도하는 행동주의의 시초로 셀트리온 사례를 꼽았다. 2017년 셀트리온 소액주주 약 1만 여명은 전체 주식의 약 22%를 매집해 회사 측에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요청을 관철시켰다. 이전 상장 직전 1년 간 주가는 3배 가까이 뛰었다.
HLB 역시 소액 주주들이 회사를 향한 거대한 팬덤을 형성하며 주가를 들어올린 대표적 사례다. 강 본부장은 “2019년 7월 임상 실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반토막났다”며 “여의도의 기관 투자가 사이에서도 미래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던 종목”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진양곤 회장이 유튜브를 통해 활발하게 주주와 소통에 나서고 소액 주주들이 주식 매집에 나서자 주가는 예상을 깨고 단기간에 5배 넘게 올랐다”며 “당시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HLB 숏(공매도)을 반복하면서 전체 펀드 수익률까지 상당히 부진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2023년 상반기 7배 가까이 폭등했던 에코프로비엠 역시 개인이 기관을 이긴 사례로 꼽혔다. 강 본부장은 “당시 국내외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2차전지 양극재 업종 내에서 대부분 엘엔에프를 매수, 에코프로비엠은 매도하는 포트폴리오를 꾸렸다”며 “엘앤에프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매력도가 컸기 때문에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헤지펀드 매니저들도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어 “종목에 대한 소액주주 팬덤이 급격히 커지며 주가가 폭등하자 에코프로비엠 숏을 쳤던 홍콩이나 싱가포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직업을 잃는 위기에 처했을 정도로 영향력이 컸다”고 말했다. 강 본부장은 “숏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분산하거나 종목 매수의 기회를 찾을 때 항상 개인의 움직임을 염두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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