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형 LG AI연구원장 “LG화학 공장, AI 적용해 100억 이득” [KIW 2025]

“LG화학 공장은 원재료 공급 일정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약 100억원 넘는 이익 효과를 봤습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가 더 중요해질 겁니다.”
임우형 LG AI연구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5’의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AI 기반 최적 의사결정 전문가로 LG AI연구원에서 ‘엑사원’ 기반 AI 서비스 확장과 연구원 운영을 총괄하고 있다. LG사이언스파크 AI 추진단에서 데이터 인텔리전스 태스크 리더를 역임한 등 LG그룹의 AI 전략 수립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이날 행사엔 국내외 자산운용사 관계자와 애널리스트,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임 원장은 “생성형 AI는 ‘환멸의 골짜기’를 통과하고 있다”며 “좋긴 좋은것 같은데, 산업적으로 얼마만큼 생존할 수 있는지, 얼마만큼 상업적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 제기되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시기엔 산업 현장에 실제로 적용해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AI 서비스의 중요성이 높아진다는 게 임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메타를 비롯한 AI 빅테크들이 어마어마한 자금을 투입해 AI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며 “AI가 각 산업에서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인재에 투자하는 것은 단순히 인건비가 아니라 기술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날 임 원장은 LG그룹의 AI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LG그룹은 LG AI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 엑사원을 쓰고 있다.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전문가 AI를 표방한다는 게 임 원장의 설명이다. 엑사원은 일반·추론용 하이브리드 모델로 지난 7월 4.0 버전이 나왔다. 엑사원 4.0 전문가 모델은 의사, 관세사 등 6개 국가 자격증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LG화학은 공장의 석유화학 원재료 공급 스케줄링 자동화에 AI를 적용하고 있다. AI가 수율과 이윤이 높은 생산 스케줄을 짜고,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실제 적용하는 식이다. 임 원장은 “현장 적용률은 100%였고, 한계이익은 4% 올랐다”며 “돈으로 환산하면 약 100억원 이상 효과를 낸 것”이라고 했다.
LG 계열사들의 소재 개발에는 엑사원 디스커버리를 활용하고 있다. AI가 후보물질 설계, 합성, 평가 과정을 담당한다. 만일 후보물질이 4000만개에 달하는 경우 합성 예측 AI가 이를 4만개 후보군으로 줄여주고, 이를 물성예측 AI가 700개 후보군으로 줄여주는 식이다. 임 원장은 “이 과정을 거치면 실제 실험에 쓰이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화장품 소재 외에도 2차전지 전해질 물성 개선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조 분야에선 검사 자동화, 품질 사전 예상, 자원 배치 최적화, 수요 예측, 가격예측 등에 AI를 쓸 수 있다”며 “연구개발(R&D) 영역에서는 PCB 회로 설계, 신약 개발, 신소재 개발 등에 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AI를 보고서 정리, 이메일 작성, 번역 등 기본적인 사무생산성 높이기에도 쓸 수 있다”며 “챗봇 형싱인 ‘챗 엑사원’은 현재 LG그룹 내에서 사무직 기준 6만명 이상이 가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챗 엑사원은 국내 AI 모델 중 최초로 심층 리서치 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AI 기반으로 한 ESG 평가자동화 기술 동향과 ESG 대응전략에서 활용방안을 제시해줘’라는 질문을 하면 AI가 질문자의 의도를 확인하고, 이후 자료 분석을 진행해주는 식이다.
LG AI연구원이 주도하는 K-엑사원 컨소시엄은 지난 8월 정부의 ‘AI 국가대표(독자 AI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이 컨소시엄엔 LG유플러스, LG CNS, 퓨리오사AI, 한컴, 뤼튼 등이 참여한다. 임 원장은 “실제 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 모델이 잘 쓰일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LG AI연구원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와 AI로 자산의 향후 수익률을 예측하는 AI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며 “조만간 상세한 결과를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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