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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기업 사외이사에 소설가 등판…이유 물어보니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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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신임 사외이사로 소설가 김홍신 작가를 추천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밀리언셀러' 작가가 치킨 기업과 맺은 인연에 관심이 쏠립니다.

김홍신 작가, 교촌에프앤비 창업주 권원강 회장과 인연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합니다. 이 자리에서 김 작가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논의됩니다. 이사 선임은 보통결의(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찬성· 출석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 사안입니다.

김 작가는 국회의원, 건국대 석좌교수 등을 지냈으나 치킨업계 관련 이력은 없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이사회에서 김 작가를 사외이사로 추천했습니다. 김 작가와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인연이 주요 배경으로 꼽힙니다. 두 사람 간 혈연·학연·지연은 없습니다. 다만 수년 전 지인의 소개로 만나 대화를 나눴고, 'K푸드' 세계화에 뜻을 함께했다고 합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교촌치킨은 김홍신문학관이 진행하는 행사에 치킨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김 작가는 "세계 곳곳에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먹지 않는 종교인·민족이 있다. 하지만 닭고기는 웬만하면 다 먹지 않나. K푸드 세계 확산의 정신에 공감해 사내이사 후보직을 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교촌은 최근 미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대만, 캐나다, 아랍에미리트(UAE) 등 해외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김홍신 "K푸드 세계화에 공감"

회사는 김 작가 사외이사 선임 추진 배경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웠습니다. 사회 각계에서 경험을 쌓은 김 작가의 시선이 필요하다는 취지입니다. 1947년생인 김 작가는 1976년 소설 <본전댁>으로 등단했습니다. 특히 1981년 발표한 소설 <인간시장>은 판매량이 1984년 100만권을 돌파해 국내 첫 밀리언셀러로 꼽힙니다.

김 작가의 이력은 다채롭습니다. 1996년부터 2003년까지 제15·16대 국회의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정계를 떠난 후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건국대학교 석좌교수,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학교법인 건국대학교 이사,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경찰대학 외래교수 등을 역임했습니다. 또 김 작가는 상장사 맥스브로·조아제약·바이오빌의 사외이사를 맡은 경험도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김 작가는 문학작품 활동을 통해 사회적 통찰력을 갖췄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의정활동 업적도 뚜렷한 후보자"라며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있는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작가가 사외이사로 활동하게 되면 얼마나 급여를 받게 될까요. 지난해 교촌에프앤비는 사외이사 3명에 총 9300만원, 1인당 평균 3100만원을 지급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본사 직원의 평균 급여액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예술인 출신 사외이사 사례 보니

통상 국내 대형 상장사의 사외이사는 고위 관료·법률가이거나 교수 출신이 많습니다. 일례로 최근 DB하이텍이 홍남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영입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 밖에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정섭 전 환경부 차관), SBS(임환수 전 국세청장·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도 전직 차관급 인사를 배치했습니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도 종종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회사와 이해관계,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여부, 법령상 결격 사유 등 결격 기준은 있지만, 사업 관련 전문성에 대한 법상 조건은 없기 때문입니다.

교촌과 마찬가지로 과거 농심은 김주성 작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김 작가는 1996년 '30주년 사사(社史)' 편찬 작업에 참여하며 농심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 때문에 농심은 문화·예술경영 강화 취지에서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보입니다. 배우 출신인 송승환 PMC프러덕션 예술총감독도 2012년부터 3년간 삼성카드에서 사외이사로 활동했습니다.

김태훈 팝칼럼니스트도 2021년 코스피 상장사 에쓰씨엔지니어링의 사외이사를 잠시 맡았습니다. 최근에는 KG모빌리티가 '자동차 마케터의 시선'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 이순남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렸습니다. 이 후보는 기아차에서 아시아·중동 지역 본부장(전무)을 역임해 전문성도 갖춘 인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거수기로 전락하는 경우 많아…독립성 중요

사외이사제도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목표로 도입됐습니다. 당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경제위기의 주원인으로 한국의 비효율적인 기업 지배구조를 꼽았기 때문입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거수기로 전락하는 사례가 많아 주주들은 걱정하고 있습니다. '2024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 보고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사외이사 32명은 160여개의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작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이사회에서도 수십건의 안건이 논의됐지만, 한 건의 반대도 없이 모두 통과됐습니다. 경력만큼 독립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승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달 '금융회사 사외이사 분석(2024)' 보고서에서 "사외이사 선임 관행이 일부 개선됐지만, 여전히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에 우호적일 수 있는 사외이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회사와 전체주주 이익을 고려하는 독립적 사외이사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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