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PICK+] 연준 vs 트럼프 ‘금리 엇박자’에 시장 불확실성 가중
투데이코리아 -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일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을 시사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매파적(hawkish)’ 인하를 단행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은 ‘고관세·저금리·저물가’라는 키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과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확대할 것으로 보는 동시에 미 장기 채권 금리 등 주요 지표들에 주목하며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다.
3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619%로 집계됐다. 지난 9월 3.621% 최저점을 기록한 뒤,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 4.64%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 국채금리의 가파른 상승세는 뉴욕증시에도 영향을 줬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기술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7’ 종목이 모두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특히, 테슬라 (NASDAQ:TSLA) 주가는 전날보다 4.95% 하락한 431.66 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이들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 금융매체 배런스는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미 국채 금리(수익률) 상승세를 꼽았다. 통상적으로 미 국채 금리의 상승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자동차를 대부분 신용대출로 구매하는 미국에서 소비자들의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미 채권 금리 상승은 미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기존에 낮은 금리에서 발행된 채권 매력도가 감소해 ETF의 순자산가치(NAV)가 하락하게 된다.
실제로 ETF닷컴에 따르면, 미 장기채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는 올해 10.69%의 하락을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과 예상보다 견고한 미국 경제 흐름 등을 국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이유는 경기 침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예외적 금리 인하 사이클이라는 특성과 더불어 예상보다 강한 미국 경제 흐름, 끈적거리는 물가, 트럼프 2기 정책 불확실성 등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효과를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불확실성을 키우며 외환 시장에도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지며 원·달러 환율도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원화가치 약세가 내년 상반기에 그치지 않고 하반기에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31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서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주요 IB들의 내년 1분기 말 원화 가치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당 1,435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계엄 사태 이전 IB들은 달러 당 원화가치가 올해 4분기 말 기준 1,315원, 내년 1분기 말 1,305원, 2분기 말 1,300원 등 시간이 지나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계엄 사태 이후에는 같은 기간 1,435원, 1,440원, 1,445원 등으로 점차 원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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