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국내 경제성장에 하방압력···7월 호우·폭염이 3분기 물가 0.3%p 끌어올려

투데이코리아 - ▲ 서울 시내 한 마트에 수박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최근 들어 빈번하고 있는 집중호우, 폭염 등 이상기후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고 우리 경제성장률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한국은행의 ‘최근 집중호우와 폭염의 성장·물가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7월 집중호우·폭염이 3분기 소비자물가를 0.3%p(포인트), 연간 0.1%p 끌어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극단적 기상현상이 더욱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며 실물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과거보다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집중호우(시간당 30mm 이상) 발생빈도는 2020년대 49일로 2000년대(39일) 대비 23.9% 증가했으며 특히 시간당 50mm 이상의 격렬한 비가 전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일 최고기온 33℃ 이상을 기록한 폭염일수 역시 2020년대 평균이 67일로 2000년대(46일) 대비 44.9% 늘었다.

특히 올해 여름 이상기후 현상으로 주요 농축수산물이 피해를 입고 가격이 급등했으며 출하가 감소한 시금치·깻잎 등 채소류와 복숭아·수박 등 과실 가격이 크게 뛰었다.

축산물에서도 가금류(닭·오리 등) 피해가 발갱하며 가격이 올랐으며 수산물 또한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른 조업, 양식출하 감소로 높은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상기후는 물가뿐만 아니라 전체 경제 성장에 있어서도 하방요인으로 작용했다.

먼저 집중호우에 경우 건설업, 농림어업, 대면서비스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건설업(건설기성)은 공사 중단 등에 따라 상당폭 감소했으며, 농림어업은 집중호우 발생일수 10일 증가 시 연간 농림어업 성장률이 2.8%p 가량 주는 등 농경지 침수·가축 폐사 등으로 인한 직접적 피해가 발생했다.

실제 올해 7월 집중호우 사례에서 농업 부문 피해가 전체 경지면적의 0.5% 수준으로 추정됐으며 개별 작물로는 피해지역에 생산이 집중된 벼, 딸기, 멜론, 수박 등에 영향이 컸다.

대면서비스에서는 음식·숙박업을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으며 이는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이 일정 시차를 두고 외식물가가 상승한 데 기인했다.

폭염도 건설업의 작업 속도 저하가 누적됐으며, 농림어업에서는 여름무 등 계절 과채류 생산 감소, 축산물 및 양식어류 폐사, 산란계·젖소 생산성 저하 등이 관측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영향에 집중호우·폭염이 집중되는 3분기 성장률이 2020년대 들어 2010년대 대비 약 0.1%p(연간 0.04%p)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극단적 기상현상은 앞으로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그 충격의 크기가 기존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일정 임계치를 넘어설 경우 부정적 영향이 비선형적으로 커지면서 기존 예측을 크게 상회하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극단적 기상현상은 인명·재산 손실, 생산시설 피해, 생산성 저하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의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정책대응이 긴요하다”며 “인프라와 재난 대응체계 구축 시 장기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선제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예산안’에서 스마트팜·피셔리 등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R&D(연구개발) 예산을 기존 7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했다.

또한 호우 대응과 관련해 재해위험지역 정비 예산을 9000억원에서 1조1000억원으로 늘렸으며 지능형 CCTV를 국가하천 전 구간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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