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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총책' 뒤에 숨은 그놈 … 피싱전화 65% 中산둥서 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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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걸려 오는 보이스피싱 전화 100통 중 65통은 중국 산둥성에서 발신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발 피싱 전화는 전체 해외 피싱 전화 가운데 약 94%를 차지하는데, 그중 70% 가까이가 산둥성 동부 연안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한국 수사망이 국경을 넘지 못하는 사이 범죄 조직들은 현지 공안의 이목을 피해 중국 동부 연안의 그늘에서 덩치를 불리고 있다. 특히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인이 한국인을 고용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조직 운영에 필요한 자본력은 물론 공안 수사를 피해 갈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갖춘 중국인에게 한국인 조직원들이 기대는 구조다.


1일 매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을 표적으로 삼는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활개 치고 있는 산둥성 내 대표적 도시로는 칭다오, 웨이하이, 옌타이 등이 꼽힌다. 한국을 노리는 보이스피싱 조직 대부분이 중국에 근거지를 마련한 것은 중국이라는 폐쇄 국가의 특성상 현지에서 한국 수사기관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 공안이 한국을 표적으로 삼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대한 관심이 낮은 점도 한몫한다. 한국인을 표적으로 삼는 보이스피싱 조직은 중국인에게 큰 피해를 끼치지 않기 때문에 공안 수사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이다.


보이스피싱에 약 3000만원을 잃은 중년 여성이 범죄 조직을 잡는 데 일조한 실화 바탕의 영화 '시민덕희'에서 그려진 실제 총책 최 모씨(60) 사례도 이런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던 최씨는 2016년 인천국제공항에서 붙잡혀 징역 3년을 살고 출소했지만, 2019년 중국으로 건너가 범행을 재개했다. 지난해 초 국내 경찰은 다수 사건의 연관성을 추적해 최씨의 존재를 확인했고 그가 현지에서 한국인 여성을 유인·감금한 사실까지 포착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끝에 지난해 7월 산둥성에서 최씨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으나 구금 한 달 만에 '혐의 없음'으로 풀려나 국내 송환은 무산됐다. 최씨의 범죄 수익은 일주일에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가 운영하는 조직에 속아 재산을 잃은 피해자 중에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례도 있다. 중대 사안이지만 현지 사법당국의 미온적 태도로 최씨의 한국 송환은 성사되지 못했다.


중국 현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국인이 조선족을 고용해 조직을 꾸리고 범행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한국에 피해를 끼치는 보이스피싱 조직 중 한국인으로만 꾸려진 구조는 드물다는 게 수사당국의 전언이다.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실제 총책을 맡고 있는 사람이 한국인인 경우에도 표면상으로는 중국인 휘하에 있는 '피고용인' 신분을 취한다. 중국 현지인이 '방패막이'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인으로 꾸려진 범죄 조직은 자신들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하도급 구조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범죄 수익은 일부 공안에 정기적인 '배당' 형태로 흘러들어간다. 인터폴 적색수배가 떨어져 검거된 이들이 한국 송환 여부를 두고 공안과 거래를 시도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수사기관이 이 치외법권적 현실에 속수무책이라는 점이다.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공조를 요청해도 중국 당국은 자국 내 피해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나 송환에 소극적이다. 경찰주재관이 중국 전역에 파견돼 있지만 외교부 소속으로 재외국민 보호 업무를 우선시하다 보니 중국 바깥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 사건에 집중하기 어렵다. 또 경찰주재관은 경찰인 동시에 외교관이라는 이중적 신분을 가져 공안과 같은 중국 공무원 입장에선 섣불리 접촉하기에 부담스러운 존재로 여겨진다. 반면 경찰청 소속으로 파견돼 현지에서 한국인 관련 사건을 전담하는 경찰협력관, 일명 코리안데스크는 중국에 1명도 없다. 현재 경찰협력관은 비별도 정원을 포함해 전 세계에 9명이 파견됐다. 인터폴 업무로 프랑스와 싱가포르에 1명씩 파견된 인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7명은 필리핀(3명), 태국(2명), 베트남(1명), 캄보디아(1명) 등에 배치돼 있다.


윤해성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실장은 "중국에서 한국 관련 사건을 전담할 인력을 파견하고 현지 사법당국과 협력할 수 있는 상설 창구를 마련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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