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아서 보낸 돈도 은행에 책임 물린다"…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 도입

아울러 휴대폰 불법 개통이 다수 발생한 이동통신사에는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가 가해진다.
정부는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범정부 보이스피싱 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을 확정·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개인의 주의에만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이동통신사와 금융회사에 예방·배상 책임을 부여하는 예방 중심 통합 대응 체계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다.
우선 정부는 금융회사가 보이스피싱 피해액의 일부 또는 전부를 배상하도록 하는 무과실 배상책임 제도를 연내 법제화하기로 했다.
김태훈 금융위원회 금융안전과장은 "피해자가 범죄자에게 속아 직접 이체한 경우에도 일정 범위 내에서는 금융사가 배상하도록 하는 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이라며 "금융사가 책임을 지게 되면 인력과 기술을 고도화해 범죄 예방 효과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영국과 싱가포르 등 금융회사의 무과실 책임을 인정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제도개선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영국은 소비자가 보이스피싱으로 속아 송금한 경우 은행이 최대 8만5000파운드를 5일 내 의무 상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관리책임도 대폭 강화된다. 이통사는 특정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외국인 가입자가 급증하는 등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한다.
고의·중과실로 불법 개통을 묵인한 대리점이나 판매점에 대해서는 위탁계약을 의무적으로 해지해야 한다. 이통사가 관리를 소홀히 해 휴대폰 불법 개통이 다수 발생하면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정부는 9월부터 경찰청 중심의 ’보이스피싱 통합대응단’을 신설해 연중무휴 24시간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43명 규모 상주 인력을 137명으로 3배 이상 늘리고, 신고 접수 후 10분 내에 범죄 전화번호를 긴급 차단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통합대응단은 치안감급 단장을 중심으로 정책협력팀, 신고대응센터, 분석수사팀으로 구성되며, 금융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 파견 인력을 대폭 보강할 계획이다.
정부는 10월에는 ’보이스피싱 AI 플랫폼’도 발표한다. 이 플랫폼은 금융·통신·수사 등 전 분야 정보를 모아 AI 패턴 분석을 통해 범죄 의심 계좌를 파악하고, 피해 발생 전 해당 계좌를 정지하는 등의 조치에 활용된다.
가상자산을 활용한 신종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자산거래소도 일반 금융회사와 동일하게 범죄에 이용된 계좌를 지급정지하고 피해금을 환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정부는 이밖에 외국인 여권 하나당 개통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2회선에서 1회선으로 줄이고, 사설 중계기의 제조·유통·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휴대폰 제조사는 정부 제공 보이스피싱 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의심 전화통화 시 이용자에게 자동으로 경고해주는 기능을 개발·적용해야 한다.
윤창렬 실장은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보이스피싱을 반드시 근절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의심되는 전화와 문자는 절대 대응하지 말고 곧바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
등록일 19:54
-
등록일 18:45
-
등록일 18:44
-
등록일 1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