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다가오는 한미 정상회담, 반도체·조선·자동차·2차전지 등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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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24일부터 26일까지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이 한미 정상간 첫 대면으로 두 정상은 변화하는 국제 안보 및 경제 환경에 대응하여 한미 동맹을 미래형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서는 타결된 관세 협상을 바탕으로 반도체·배터리·조선업 등 제조업 분야를 포함한 경제협력과 첨단기술 핵심 광물 등 경제안보 파트너십을 양국 간에 더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도 협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반도체 중심, 조선, 자동차, 2차전지, 기계 등 대미 투자 발표 전망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을 보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중심으로 조선, 자동차, 2차전지, 기계에 대한 구체적인 대미 투자 패키지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24~26일 이재명 대통령 방미 일정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은 이재용 삼성전자 (KS:005930)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동관 환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도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도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6일 국회에서 기업들이 상당한 규모의 직접투자를 한미 정상회담 때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미 정상이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와 관련해 필리조선소를 방문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미 투자 확대는 기업들에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승 연구원은 "7월 30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은 큰 틀의 프레임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결정될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대미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인센티브에 주목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통해 미국에 대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약속했다.
대미 투자 3500억 달러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특화 펀드로 선박 설계·건조, 기자재, MRO등 미국 조선 산업의 생태계 구축에 투자될 전망이다.
나머지 2000억 달러는 반도체, 2차전지, 바이오, 에너지(원전) 등 한국이 강점을 가지는 산업 분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미 투자펀드는 대부분 무역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을 통한 대출과 보증 형식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재승 연구원은 "대미 투자 확대는 기업들에게 재무적 부담을 늘린다"며 "국내 주요 기업들은 바이든 행정부의 칩스법과 IRA의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해 추가적인 대미 투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은 빠른 미국 진출과 미국 시장 접근성 강화, 금융 비용 절감 등 대미 투자 기업들에게 혜택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는 대미 투자의 구체화와 한미 동맹의 전략적 역할 확대(전략적 유연성)"라고 꼽았다.
두 현안 모두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Value Chain) 재편에 더욱 깊숙이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김두언 연구원은 "대미 투자는 속도가 중요한데 인플레이션 국면(cash is trash)에서 속도는 경제성으로 빠른 결정은 관세 불확실성을 낮춘다"며 "투자 진행 속도에 따라 관세율 변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동맹의 역할 변화는 테마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국방비 지출 확대(GDP대비 3.8%)는 방산 업종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19년 만에 불거진 ‘전략적 유연성’은 중국의 한한령 해제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관련된 종목들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에서 리쇼어링의 수혜주 강세, 국내도 실적 견조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리쇼어링 정책은 2010년대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되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본격화되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대중 관세를 높이고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고, 제조업 일자리 증가가 본격화되었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제조업 기반 확대와 공급망 안보 강화를 위해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2021년 11월), IRA(2022년 8월), 칩스법(2022년 8월)이 만들어지면서 인센티브를 통한 제조업 투자를 유도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조금과 세액공제와 같은 인센티브 정책보다는 고율의 관세와 외국의 투자펀드 조성을 통해 미국내 제조업 구축을 노력하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에 더 많은 기업들은 고율의 관세를 피해 미국 시장의 접근 성을 위해 리쇼어링을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자체 제조업 확대는 경제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미국의 상품 소비 대비 상품 수입량은 2010년대 중반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했지만, 리쇼어링 정책이 시작된 이후로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상품 소비 증가 속도에 비해 수입의 증가 속도가 미치지 못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마찬가지로 미국내 제조업 출하 대비 제조업 수입량은 2020년까지 꾸준히 증가했지만, 공급망 취약성 부각과 중국 의존도 축소를 위한 미국내 생산시설이 확충되면서 비중이 피크아웃 하고 있다.
김재승 연구원은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내 제조업 투자가 늘어날 경우 제조업에서 수입의 비중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저렴한 노동력이 필요한 저부가가치 제조업의 수입은 계속되겠지만, 고부가가치 제조업에 대해서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으면 점차 미국에서 판매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미국내 생산 익스포져가 큰 제조업 종목들로 구성된 리쇼어링 수혜주 바스켓은 4월 2일 트럼프의 관세 폭탄 발표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미국에 FDI 투자와 리쇼어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이다.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에 따르면 일자리수 기준으로 한국은 2024년 FDI+리쇼어링을 통해 미국에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든 국가이다. 2025년에도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란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대미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대미 투자 계획이 발표되고, 정부가 대미 투자펀드를 통해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한국 증시에서도 미국에 생산 시설을 가지고 있는 기업이나 투자가 예정된 기업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8월 이후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경제사절단에 포함된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조선, 기계 등 대미 투자 확대 수혜 업종의 60일 이평선 대비 이격도를 통해 본 매수 강도는 양호하다.
2분기 실적시즌을 지나면서 자동차와 2차전지(IT가전)의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었다.
반면 조선, 기계, 반도체의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었다. 실적 전망치의 개선과 함께 내러티브가 붙을 때 시장은 관심을 보일 수 있어 한미 정상회담이 해당 업종 주가에 촉매제가 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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