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에 특히 높은 ’락업 30%’ 벽… 스팩 상장 ’꿈틀’

지난달부터 수요예측에서 락업(의무보유 확약) 30%를 확보하도록 한 제도가 도입되면서 중소형주 눈길이 스팩(SPAC)으로 향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스팩 상장이 지난달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KB 제32호, LS 제1호, DB금융 제14호, 하나35호 스팩이 상장했고 삼성 제10호가 이날까지 공모한다. NH 제32호와 키움히어로 제1호도 한국거래소 심사를 마친 상태다. 거래소 심사 중인 스팩도 5건에 달한다. 상반기에는 스팩 상장이 유안타 제17호, 한화플러스 제5호, 신한 제16호 등 3건에 그친 바 있다.
스팩과 달리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는 지난달 락업 강화 제도 도입 이후 40여일이 지난 이날까지 증권 신고서를 제출한 기업이 없다. 노타와 큐리오시스 등이 거래소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는데 신고서 제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는 제도 시행 직전이었던 6월 말 에스투더블유(S2W)와 한라캐스트 등이 예심 승인 3~4일 만에 신고서를 제출했던 흐름과 대조적이다.
변동성 높은 코스닥 중소형주로서는 락업 30% 벽을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락업 비율을 높이는 추세가 형성된 최근까지도 30%를 넘긴 코스닥 상장사는 공모 규모가 컸던 삼양컴텍과 에스엔시스뿐이다. 30%를 넘지 못하면 주관사가 공모 물량 1%를 최대 30억원까지 인수해 6개월 의무 보유해야 한다.
스팩을 통하면 기업 가치를 합병 당사자끼리 정하기 때문에 수요예측을 하지 않는다. 중소형주가 대응하기 어려운 각종 상장 변수도 적고 시장 검증 절차도 피할 수 있다. 최근에도 S2W가 전자증권 미전환으로 수요예측까지 마쳤던 상장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는 사례가 있었다. 그래피도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 친인척 채용과 의료인 리베이트 의혹을 노출하면서 오히려 이미지가 악화했다.
100억원대 안팎에 형성되는 스팩 공모금도 일부 중소형주 공모금과 유사하다. 상반기 상장 종목 중 공모 규모가 가장 작았던 싸이닉솔루션이 희망 상단 공모가로 165억원을 모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팩 합병이 9건으로 최근 스팩을 통한 상장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에서는 피부 미용과 의료기기 등 업종이 두드러지는 성장세로 관심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는 주로 블랙야크 I&C·뉴키즈온 등 의류 기업과 에르코스·바이오포트 등 식품 기업, AI코리아와 KGA 등 기계 제조 기업이 스팩을 통해 합병 상장했다.
다만 해당 관계자는 "스팩 상장과 합병에 대한 거래소 심사 기조가 까다로워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스팩 시장 환경이 따듯하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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