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 반도체 판매’ 수익 15% 美 정부에 납부키로···사실상 ‘세금’ 부과”

투데이코리아 -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라라의 엔비디아 (NASDAQ:NVDA) 건물 간판.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양분하는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으로의 칩 수출 허가를 받는 조건으로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제공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이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판매 수익을 직접 공유하는 방식은 극히 이례적이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투자 압박’식 협상 전략이 수출 통제 분야로 확장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엔비디아가 중국 판매용 H20칩, AMD는 MI308칩을 대상으로 각각 매출의 15%를 미 정부에 납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조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 허가를 발급하는 조건으로 부과했으며, 이 자금의 구체적 사용처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수출 규제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이 해외 판매 수익 일부를 정부에 제공하는 사례는 사실상 전례가 없다며 “중국 수출 허가를 대가로 사실상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에도 관세 부과와 맞물려 기업의 국내 투자·고용 창출을 조건부로 요구해온 만큼, 이번 합의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는 시각도 견지된다.
FT는 미 상무부가 지난 8일부터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지 이틀만으로, AMD의 중국 수출 허가도 같은 시기에 이뤄졌다. 당시 회동에서 이번 수익 공유 합의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시장 분석업체 번스타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올해 중국에 H20 칩 약 150만 개를 판매해 약 230억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H20 칩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AI 칩 대중(對中) 수출 규제에 맞춰 중국 전용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AI 칩의 중국 판매를 전면 금지했으나 5~6월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해제를 조건으로 일부 완화를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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