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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티몬, 미정산 사태 1년만 영업 재개…신뢰 회복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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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현장] 티몬, 미정산 사태 1년만 영업 재개…신뢰 회복 과제 산적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1년간 문을 닫았던 티몬이 11일 영업을 재개한다고 4일 발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1조원이 넘는 피해를 남기고도 고작 0.76%만 변제하는 상황에서 신뢰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는 평가다.

◇ 1년 만의 영업 재개...파격 조건으로 신뢰 회복 시도

티몬은 소비자 신뢰 회복과 판매자 관계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본격적인 시장 재진입에 나선다고 밝혔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에 인수된 이후 약 2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정상화 첫걸음을 내딛는다.

오아시스는 인수 대금 181억원 외에 500억원을 추가 투자해 물류센터 확충과 노후 시스템 개편에 나서고 있다.

티몬 측은 현재 소비자 대상 이벤트도 최종 점검 중이라고 전했다.

◇ 1조 2000억 피해에 102억 변제

서울회생법원이 지난 6월 23일 회생계획안을 강제 인가했지만, 전체 회생채권 1조2258억원 중 실제 변제되는 금액은 102억원에 불과해 변제율이 0.76%에 그친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전체 피해 규모는 1조2789억원, 피해자는 소비자 47만명과 판매자 5만6000천여명에 달한다. 1000만원 피해를 입은 판매자가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금액은 7만6000원 수준이다.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에 투입한 총 금액은 181억원(신주 116억원, 임금·퇴직금 65억원)에 불과해 피해 규모의 50분의 1도 안 된다.

피해자 단체들은 극히 낮은 변제율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현재 변제액이 피해자들의 금융비용 한 달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실질적 구제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 13년 흑자 오아시스, IPO 위한 외형 확장 전략

안정적인 흑자 기업 오아시스의 이번 인수 배경에는 IPO(기업공개)를 위한 외형 확장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아시스는 2011년 설립 이후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한 이커머스 기업이다. 2024년 매출 5171억원, 영업이익 22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 72% 성장했다. 현금성 자산 1490억원을 보유한 재무적으로 건전한 기업이다.

하지만 회원 수는 200만명으로 제한적이다. 반면 티몬은 미정산 사태 직전 월간 활성 이용자가 421만명에 달했다. 오아시스 입장에서는 단숨에 최대 700만명 규모의 잠재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시장에서는 오아시스의 이번 인수가 2023년 수요 예측 저조로 철회했던 IPO 재도전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규모의 경제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1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해온 오아시스에게 만성 적자 기업 인수가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티몬은 창립 10년 만인 2020년 처음으로 월 단위 흑자를 기록했지만 연간 흑자를 낸 적은 없다. 2023년 영업손실만 2488억원에 달한다.

◇ 핵심 파트너들 줄줄이 입점 거부

티몬은 판매자들을 되돌리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피해 판매자에게 3~5%의 업계 최저 수준 수수료를 적용하고,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몰 수수료가 10~15%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혜택이다.

하지만 정작 핵심 파트너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티몬의 대표 카테고리였던 여행 분야에서 하나투어, 모두투어, 교원투어, 놀유니버스 등 주요 업체들이 재입점 제안을 일제히 거절했다. 이들은 지난해 미정산 사태로 하나투어 63억원, 모두투어 52억원 등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여행업계에서는 미정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과의 집단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어 재입점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아무리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해도 핵심 파트너들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낮은 변제율에 대한 분노와 함께 티몬 재입점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다.

소비자들의 불신도 여전한 상황이다. 변제금액이 1만원 미만인 소비자들은 현금이 아닌 ’티몬캐시’로 변제받아 이중 불만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피해 규모 대비 변제금액이 미미한 데다 티몬캐시 지급 방식에 대한 반감으로 소비자 복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양강 체제 굳어진 시장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 (KS:035420) 중심으로 재편됐다.

대기업 계열의 11번가, SSG닷컴, G마켓, 롯데온마저 올해 1분기 일제히 85억~18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소비자들이 검증된 플랫폼 1~2곳만 이용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업계에서는 티몬의 재기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티몬은 과거처럼 시장을 주도하는 ’목적지’ 플랫폼이 아닌, 업계 최저 수수료를 무기로 하는 ’유틸리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마저도 판매자와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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