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내달 낸드 가격 인상…메모리 시황 회복 앞당겨질 듯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의 낸드플래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한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침체됐던 낸드 시장이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달 낸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상폭은 이미 낸드 가격 인상을 공식화한 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에서 분사) 등의 인상률과 유사한 10% 안팎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낸드 가격을 올리기 위한 삼성전자의 사전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의 3월 낸드 납품량이 당초 주문량의 20~25%에 불과하다고 토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생산 능력 부족을 이유를 들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가격 인상을 위한 준비 조치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인상설(說)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은 주요 기업들이 앞다퉈 낸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샌디스크는 다음달 1일부터 모든 낸드 제품 가격을 10%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하고 올 2분기 추가 인상도 예고했다. 이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NASDAQ:MU), 중국 YMTC(양쯔메모리)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부진하던 낸드 시장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것은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KS:005930),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세계 낸드 1~5위 기업은 모두 작년부터 감산을 통해 낸드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낸드 출하량을 전 분기 대비 10% 후반 수준 줄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약 10% 수준의 감산이 예상된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중반대로 줄이고 있다고 감산을 공식 발표했다. 샌디스크는 분사 전 웨스턴디지털을 통해 올 1월 고객들에게 낸드 생산량을 15% 감축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키옥시아도 작년 12월 초부터 감산을 시행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실제 현물 가격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 범용 제품(128Gb 16Gx8 MLC) 평균판매가격(ASP)은 지난해 9월4.90달러에서 12월 2.08달러까지 4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달 24일 기준 낸드 가격은 직전 달 대비 4.57% 상승한 2.18달러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역시 올 상반기까지 낸드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다 하반기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낸드 시장에서 각각 33.9%와 20.5%의 점유율로 1·2위의 매출 점유율을 기록했다. △키옥시아(16.1%) △마이크론(13.8%) △샌디스크(11.4%)가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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