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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출산율 0.75 지속되면 2050년 마이너스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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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제7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험(GEEF 2025)에 참석해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투데이코리아=김준혁 기자 | “출산율 0.75가 지속된다면 2050년대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기조연설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현재 2% 수준에서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OECD 평균인 1.4도 인구감소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해당 수준은) 2050년대에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혁신과 창업을 주도하는 청년층이 줄어들면서 경제의 역동성과 창의성이 저하되는 점까지 감안하면 실제 경제성장률 격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낮은 출산율에 따른 국가재정 악화와 청년세대 부양부담 급증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2023년 기준 46.9%이지만, 출산율이 0.75 수준을 유지할 경우 50년 후 국가채무 비율이 182%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양부담도 현재 청년 4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구조에서 청년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OECD 수준인 1.4만 되더라도 이 같은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이 총재는 낮은 출산율의 원인으로 ‘높은 경쟁압력’과 ‘고용·주거·양육에 대한 불안’을 꼽았다.

또한 청년들의 경쟁과 불안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국의 ‘도시 인구 집중도’는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으며, 이는 초저출산을 초래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며 “한국의 인구, GDP, 일자리에서 수도권 집중도가 50%를 넘어선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독일은 5% 내외, 영국·이탈리아는 10~20%, 프랑스 20~30%, 일본이 30% 내외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수도권 집중 배경으로 과도한 대학입시 경쟁이 그 중 하나라고 봤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적 성공, 나아가 원하는 배우자를 찾는 지름길로 인식된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소수의 명문대 진입을 위한 입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고 사교육이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아 사교육 기관이 밀집한 서울, 강남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울대 입학생 중 서울 출신 비율은 32%로 서울의 학령인구 비율(16%) 대비 두 배 수준이며 강남 3구 출신의 비율은 12%로 학령인구 비율(4%) 대비 세 배 수준이다.

이 총재는 “초저출산율 0.75, 과도한 수도권 인구 집중, 입시경쟁 과열, 이 세 가지 문제는 별개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가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의 부작용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거점도시 육성’과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언급했다.

그는 “주요 선진국 사례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의 국토면적과 인구수를 감안하면 2~6개 거점도시 육성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분석됐다”며 “소수 지역 거점도시에 핵심 인프라와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도권에 버금가는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은이 제안하는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대학에 신입생 선발의 자유권을 부여하되 최종 선발 결과는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에 비례토록 하는 방안이다.

이 총재는 해당 방안의 효과로 ‘교육을 통한 사회 이동성 확대’,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가격 상승 억제와 이에 따른 출산율 반등’, ‘다양한 지역 출신 학생 간 배움의 기회와 지역 간 갈등 완화’를 꼽았다.

그러면서 “대학에 더 많은 입시 자율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대학들이 단순히 성적이라는 하나의 잣대가 아닌 보다 다양한 기준을 활용해 학생을 선발하는 방향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기후변화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수출산업에만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일상과 다양한 국내 산업 전반에 깊숙이 스며들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감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우리가 당장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라고 힘줘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국내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를 국제기준에 맞춰 재정비할 것과 탄소배출권 가격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것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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