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넉달째 경기 하방압력 언급…"수출 증가세 둔화"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기획재정부가 수출 증가세 둔화와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4개월 연속 경기 하방 리스크를 언급하며 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이어갔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수출 증가세 둔화, 경제 심리 위축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수출 관련 부정적 표현을 사용한 것은 2023년 6월 ’수출 부진’ 이후 21개월 만이다.

정부는 작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그린북에서 ’하방 위험 증가 우려’를 언급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는 ’우려’를 제외하고 "경기 하방압력 증가"라는 표현으로 부정적 수위를 높여 3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1월 산업활동 주요 지표는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전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7% 줄어 2020년 2월(-2.9%) 이후 약 4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은 2.3%, 서비스업은 0.8%, 건설업은 4.3% 각각 줄었다. 소매판매도 0.6% 감소해 내수 부진이 지속됐으며, 설비투자는 14.2%의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정부는 2월 소매판매에는 카드 승인액 증가율 확대, 승용차 판매량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드 국내 승인액이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6.8% 증가해 1월(1.7%)보다 증가율이 확대됐고, 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95.2로 1월(91.2)보다 개선됐다.

그러나 수출 증가세 둔화는 여전히 우려 요인으로 지적된다.

2월 일평균 수출은 23억9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5.9%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수출이 앞으로 작년보다 어느 정도로 낮아질 것이냐는 트럼프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어떤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가느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관세부과 현실화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