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기 의혹’ 아하그룹 처벌불원서 요구 논란

수뇌부가 다단계 금융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하그룹 측이 피해자를 상대로 처벌불원탄원서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아하그룹에 투자했던 ㄱ 씨는 조직 계열사 한 대표로부터 요청을 받아 처벌불원탄원서와 합의서를 써줬다고 주장했다. 대표는 조직도에서 수뇌부인 의장·회장 바로 아래 직책으로 투자자를 관리한다.
아하그룹 의장·회장은 2016년부터 다단계판매업 등록 없이 조직을 결성해 투자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2138명에게서 468억 원 상당을 모집한 혐의로 구속돼 오는 23일 1심 선고를 앞뒀다.
피해자들이 작성한 합의서는 이전 투자를 계속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분쟁이 발생하면 아하그룹 본사가 있는 창원을 관할하는 창원지방법원이 아니라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 소송으로 해결한다는 문구도 적혀있다.
ㄱ 씨는 “지금도 아하그룹 관련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처벌불원탄원서와 합의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 회복 목적이 아니라 조직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이 ㄱ 씨 주장이다.
창원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변호사는 “가해자가 피해 보상 의사가 있고 문제 해결 가능성이 크다면 모르겠지만, 처벌불원탄원서나 합의서 같은 문서는 신중하게 고려해 나중에 작성해도 된다”고 말했다.
ㄱ 씨로부터 피해자들에게 합의서와 처벌불원탄원서를 요구한 인물로 지목된 ㄴ 씨는 “수뇌부 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요청을 따랐을 뿐”이라며 자신도 문서를 작성해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사건이 불거지자 대표직에서 물러난 ㄴ 씨는 아하그룹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신분, 피의자 신분으로 각각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아하그룹이 안팎으로 논란을 겪는 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 행보도 주목을 받는다. 비상대책위는 사건 피해자들을 상대로 형사 배상명령 신청 동의를 구하고 있다. 배상명령은 법원이 형사사건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할 때 피해자 신청을 받아 범행 피해 배상을 명령하는 제도다. 공판 절차 중인 형사사건 피해자가 신청할 수 있고, 별도 민사소송을 제기하지 않아도 된다.
일부 피해자는 비상대책위 행보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 형사사건 고소인이라면 직접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아하그룹과 거리를 두겠다는 태도다. ㄱ 씨는 “비상대책위가 실질적으로 대표성이 있는지도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비상대책위는 4일 아하그룹 본사 건물에서 총회를 열었다. 피해자 처벌불원탄원서·합의서 작성 등 사안을 보고하고 사건 대응 방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비상대책위 목적은 투자금 회수”라며 활동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하그룹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추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남경찰청은 올해 6월 의장·회장 이외에 사기, 방문판매법 위반 등 혐의로 대표 직책 2명을 추가로 구속해 검찰로 넘겼다. 경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 관계자는 “법인 대표들을 추가로 검찰로 넘겼고, 앞서 피해 신고하지 못한 피해자 사건을 위주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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