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를 살찌운 뒤 도살하듯" 또 주식리딩방 사기, 중국인 총책 지시받은 한국인들 장유하 기자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주식리딩방을 운영한 조직원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중국인 총책에게서 지시를 받아 피해자 38명으로부터 약 29억원을 뜯어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조재철 부장검사)는 지난 9월 13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캄보디아 거점을 두고 주식리디방을 차려 수십억원을 가로챈 한국인 조직원 13명을 사기, 범죄단체 가입·활동, 자본시장법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기소했다. 이들 중 12명은 구속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국인 총책이 운영하는 리딩방에서 영업팀장이나 영업팀원으로 활동하며 피해자 38명으로부터 약 29억3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유명 투자자문사 직원을 사칭하며 불특정 다수 피해자에게 접근, 가짜 투자 사이트 가입 및 입금을 유도하는 등 보이스피싱과 유사한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이들은 최초로 투자금을 입금받은 후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블록딜로 주식을 대량 매수할 기회가 있는데 그 시점까지 계속 주식을 매수해야 한다'는 등의 취지로 말하며 추가 투자를 유도한 뒤 연락을 끊는 이른바 '돼지도살'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돼지를 천천히 살찌운 후 도살하듯 신뢰 관계를 이용해 피해 규모를 점차 늘린 후 수익을 실현하는 수법이다.
이들이 가담한 조직은 인터넷 포털 광고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홍보팀', SNS 등을 통해 신뢰 형성 후 가짜 투자사이트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팀', 홍보팀과 영업팀이 사용할 대본을 작성하는 '시나리오팀', 가짜 투자사이트를 제작하는 '기술팀', 입금을 유도하는 '고객센터' 등으로 기능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이 가상자산으로 보수를 받아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범죄수익을 세탁한 점을 확인, 범죄수익금 가운데 5500만원 상당을 추징보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경찰과 협력해 이 사건 해외 공범을 끝까지 추적하는 등 서민과 투자자를 상대로 한 조직적 사기 범행을 엄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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