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투자자들, 김병주 MBK회장 고발... "5600억대 사기"
'홈플러스 사태'로 피해 입은 투자자들이 총 5,600억 원대 피해가 발생했다며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 등을 고소했다. 피해자들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재무 악화를 충분히 인지하고도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동원해 급격하게 신용공여를 확대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전가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 피해 투자자들의 위임을 받은 법무법인 로백스는 전날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 홈플러스·롯데카드 관계자 등에 대한 고소·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배임 등 혐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피해자들이 더 늘어날 경우 MBK파트너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신청으로 지난해 12월 5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발행된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약 3,419억 원 △기업어음(CP) 약 1,160억 원 △전자단기사채 720억 원 등 총 5,579억 원이 상환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를 은폐하는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의 계열사인 롯데카드를 편법으로 동원해 카드대금 채권 782억 원이 상환되지 않도록 만들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홈플러스는 현대카드, 신한카드와 기업구매전용카드 계약을 맺고, 납품 대금을 카드로 우선 결제한 후 30~45일 후 카드사에 대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왔다. 2022년 2월 신용등급 하락 위기를 맞자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를 동원해 홈플러스와 새로운 기업구매전용카드 계약을 맺도록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후 롯데카드 이용액은 2023년 약 1,264억 원에서 2024년 약 7,953억원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김 회장 등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난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ABSTB를 발행, 신용위험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떠넘겼다는 게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법무법인 로백스 김기동 변호사는 "홈플러스가 이미 수년간 유동성 위기에 빠져있었고, 이를 모면하기 위해 초단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ABSTB와 단기 CP를 동원했다는 점이 회계법인 조사보고서에도 명확히 드러나 있다"며 "법원의 회생절차와 별개로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 등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책임을 묻는 절차가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병주 회장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준비했음에도 이를 숨긴 채 채권을 발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