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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수익 알바에 속았다”…대포통장 부르는게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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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국내에서 만들어진 대포통장이 결국 캄보디아 범죄 단지 등 해외로 보내져 우리 국민들의 사기 피해를 더 키우고 있습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란 말에 넘어가 결국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구조인데, KBS 취재진이 이 조직에서 일했던 사람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어서 이원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대학생 A 씨는 월 25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A 씨 : "불법적인 일은 아니니까 (라면서) 서류 정리만 해주면 된다고 해서."]

지시를 내리는 '최 팀장'과는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했는데 첫 지시는 피시방에 뒀다는 서류봉투를 가져오란 거였습니다.

["이렇게 뒤집어져 있어요."]

들어있는 건 법인 서류들과 위임장.

법인 통장 개설에 필요한 서류들이었습니다.

[A 씨 : "OO 은행을 가서 법인 통장을 만들어라. 그다음에 법인 통장 한도 해제를 풀고 말해줘라."]

은행 창구에서도 텔레그램 지시 사항을 보며 대포통장인지 의심하는 질문에 대응했습니다.

[A 씨 : "(은행원이) '만든 지 얼마 안 됐는데 꼭 (한도) 풀어야 되는 거냐' 하면, '최 팀장이라는 이름을 지우고 (법인) 대표자 이름으로 바꾸고 (전화) 연결시켜줘라'."]

그렇게 3주 동안 A 씨가 만든 법인통장은 모두 6개, A 씨는 범죄가 의심돼 경찰에 자진 신고했고 돈은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이기동/한국금융범죄예방연구센터 소장 : "(은행에서도 고객이) 사업하기 위해서 통장 풀어달라고 그러는데, 거래 내역도 많고, 안 해줄 이유가 없는 거예요."]

대포통장을 만들기 위해 폐업 직전 법인을 직접 인수하기도 합니다.

[대포통장 모집책/음성변조 : "야, 누가 사업자(통장) 두 개 판다고 하는데 얼마 줄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먼저 딜(협상)이 와요."]

우리나라가 주 표적이 되면서 대포통장은 '부르는 게 값'이 됐습니다.

[대포통장 모집책/음성변조 : "지금은 이제 통장이 굉장히 지금 귀하거든요. 개설이 안 되니까, 신규로. 기본 천만 원은 넘어요."]

이렇게 만들어진 대포통장이 해외 범죄 조직으로 팔리고, 다시 우리 국민들을 향한 사기에 사용되는 '악의 고리'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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