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영업부입니다” 이커머스 신종 사기에 개인정보 유출 초비상
“안녕하세요 쿠팡 온라인 영업부 이00 대리입니다. 현재 쿠팡에 소속돼 있는 신규 쇼핑몰 바이럴 마케팅 중이라서 이벤트 상품을 무료로 보내 드리려고 하는데요. 상품 받아 보시고 간단한 후기 작성 가능하실까요?”
최근 기자에게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쇼핑몰 온라인 영업부 직원이 친절한 목소리로 체험단에 당첨됐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평소 구매한 제품 리뷰를 열심히 쓰는 편이었기에 응하겠다고 하자 그때부터 대화는 의심스럽게 전개됐다.
발신자는 “리뷰작성 요령이나 궁금한 내용은 담당 매니저가 자세하게 안내를 드릴 것”이라며 “지금 카카오톡을 켜고 아이디를 친구 추가해 ‘리뷰 참여’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메시지를 보내자 쇼핑몰 매니저라는 상대는 자연스럽게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을 물어보면서 월 200만원 이상의 수당을 정산 받을 수 있다는 리뷰파트너로 대화를 유도했다. 개인번호로 연락이 왔다는 것, 메신저로 연락을 한다는 것, 갑자기 내용이 부업으로 바뀌었다는 것 등 전형적인 피싱사기의 형식을 취했다.
최근 이커머스 쇼핑몰 온라인 영업부를 사칭하며 리뷰체험단을 모집한다는 사기 피해가 극심하다.
이들은 전화나 문자로 쿠팡∙알리∙테무 등 이커머스 플랫폼을 사칭하며 고객을 모집해 상품을 보내준다고 접근한 후 부업 사기로 연결한다. 나아가 가짜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하며 입력한 개인정보나 결제 과정에서 입력한 카드 정보를 탈취해 2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 같은 사기 형태가 극심해지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급증하는 인터넷 사기 범죄 심의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한 피해자는 “쇼핑몰 리뷰 작성 시 수익금을 준다”는 말에 속아 500만원을 잃었다고 방심위에 신고했다.
이들은 직원을 사칭해 제품을 구매하고 리뷰를 작성해주면, 구매 대금 환불과 함께 일정 비율의 수당을 지급해주겠다는 방식으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가로챈다.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제품을 보내고 소액의 수당을 주며 방심하게 만든 후 텔레그램 대화방으로 초대해 점점 제품 구매 금액을 높인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구매한 원금도 페이백이 이뤄지기 때문에 50만원, 100만원, 500만원을 결제하다 보면 어느 순간 물건도 오지 않고, 수당은 물론 원금도 돌려주지 않는다. 문제를 인지하고 더 이상 입금을 하지 않으면 관계자들이 모두 연락이 두절되고, 접속하던 인터넷 쇼핑몰도 사라진다.
경찰 조사 결과, 이런 수법에 당한 피해자의 97%는 가정주부, 학생이다. 지난해는 이 같은 사기수법으로 88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인당 피해액은 8만1000원에서 4억1000만원이었고, 이 가운데 물건을 사기 위해 3500만원을 대출받은 피해자도 있었다.
쿠팡은 서울경찰청과 함께 피해를 막기 위한 안내에 나섰다. 이들은 이벤트 참여 안내 목적의 전화 연락을 하지 않는다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주소를 유도할 경우 절대 클릭하지 말고 쿠팡 공식 웹사이트가 맞는지 확인하라고 안내했다.
또 쿠팡 고객센터가 발송하는 문자메시지에는 쿠팡 로고 이미지와 함께 안심마크가 내용에 표시된다. 체크 표시가 있는 방패 심볼 마크와 확인된 발신번호라는 문구가 안심마크다. 이 안심마크는 문자메시지 상단에 표시되며 발신자가 쿠팡인지 아닌지 단번에 구별할 수 있다. 안심마크는 KISA가 지정한 기관만 표시가 가능한 내용으로 위·변조가 어렵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최근 불법 구매 대행·쇼핑몰 리뷰 아르바이트 피싱이 횡행하며, 알리익스프레스 직원이나 제휴사를 사칭하며 링크나 애플리케이션을 전송하여 특정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며 “링크나 어플리케이션을 클릭하지 말고 개인 정보를 절대 제공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큰 금액의 피해를 당하지 않더라도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한두개의 리뷰이벤트에 참여하면서 넘겨준 회원 정보가 어떻게 2차 범죄로 이어질지 모른다”며 “고객 피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나날이 수법이 교묘해져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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