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세사기 피해 4조원 돌파 ‘역대 최고’
깡통전세·전세사기로 인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주인을 대신해 세입자에 내줘야 하는 전세 보증금이 지난해 4조5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 HUG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4조4896억원, 사고 건수는 2만941건이다. 2021년 5790억원이던 보증사고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3∼2024년 2년간 사고액은 9조원, 피해자는 4만명에 이른다. 이는 부동산 호황기이던 2021년 전후 맺어진 전세계약이 하락기에 접어들며 갭투자에 나섰던 집주인들이 대거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세사고 급증으로 HUG 영업손실도 2023년 3조996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손실도 4조원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월별 전세보증 사고 규모는 그나마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어드는 추세다. 부동산가격 급등기 이뤄진 전세계약이 끝나가기 때문이다. 전세보증 사고 규모는 지난해 8월 3496억원, 9월 3064억원, 10월 2913억원, 11월 2298억원, 12월 2309억원으로 조사됐다.
또한 올해 상반기 만료되는 전세계약은 전셋값이 꺾인 2023년 상반기 계약분으로 사고 규모액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5월부터는 HUG 보증 가입을 허용하는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가 비율)을 100%에서 90%로 조정해 깡통전세를 걸러낸 바 있다.
한편, 대규모 전세사기범들에 대한 판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은 15일 ‘동시 진행’과 ‘깡통 전세’ 수법으로 서울에서 보증금 138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주범들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6년을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서울 영등포·금천·동작구 등 일대의 다가구 원룸형 건물 4채를 이용해 전세 사기를 벌여 피해자 155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35억원, 전세자금대출금 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1부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씨는 2020년~2022년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부산 수영구 오피스텔 등 9개 건물을 사들였다. 이후 229명에게 전세보증금 180억원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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