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억대 돌려막기 환차익 투자사기 주범 2심서 징역 16년
[부산=뉴시스]권태완 김민지 기자 = 환차익 투자를 미끼로 무려 2300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돌려막기 사기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 2명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사기)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주범 A(50대·여)씨와 공범 B(40대·여)씨에게 각각 징역 16년과 14년형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달러 매매를 통한 환차익으로 수익금을 지급하겠다는 수법으로 총 140명의 피해자들을 수년간 속여 합계 액수로는 23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범행을 저질렀다"면서 "큰 피해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아 다수 피해자들이 큰 손해와 고통을 호소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들의 유리한 정상으로는 피해자들에게 원금 및 수익금 등 명목으로 편취 금액의 94% 상당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피해자들에 대해선 피고인들이 직접적으로 속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밖에 나타난 양형 조건을 모두 고려해 원심들을 파기하고 새롭게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18명을 상대로 474억원대 환차익 사기를 벌인 주범 A씨에게 징역 10년을, 공범인 B씨에게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선고 이후 피해자들의 추가 고소가 쏟아지면서 A씨 등에 대해 2차례에 걸쳐 추가로 기소됐고, 피해금액은 2314억원대·피해자 수는 140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그 결과 A씨는 1심에서 합계 20년을, B씨는 합계 18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항소심에선 이들의 여러 사건이 병합되면서 검찰은 A·B씨에게 각각 징역 24년을 구형했다.
한편 A씨 등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140명을 상대로 2314억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환차익 사기를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달러 환차익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서 투자금을 받은 뒤 다른 피해자들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나눠주는 일명 '돌려막기' 수법으로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는 "아버지가 미국에서 대학교수로 근무할 때 국책사업과 부동산 사업을 해 달러를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 "자신이 증여를 받으면 증여세가 많이 나오니 달러를 다른 사람들에게 싸게 팔아 소진시키고 있다. 내가 보유한 달러를 싸게 매수하면 그 달러를 은행에 다시 팔 때 발생한 환차익으로 수익금 지급해 주겠다"는 거짓말로 피해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사기 범행을 포착한 수사기관이 B씨를 구속하자 A씨는 오히려 가상의 회계팀이 있다고 피해자들을 속여 투자를 독려하고, 고소하지 않으면 피해를 반환하겠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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