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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불참 속 ‘조사·사과·보상’ 연쇄 발표…쿠팡, 책임보다 국면 전환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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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국회 연석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 보상안을 전격 발표했다. 대규모 유출 사태 발생 한 달 만에 나온 조치다.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의 사과문 발표와 맞물린 이번 대응을 두고, 책임 있는 설명과 직접 소통보다 여론 관리와 국면 전환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은 29일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고객 3370만 계정을 대상으로 1인당 최대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 시점은 내년 1월15일부터이며, 와우회원과 일반회원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개인정보 유출 통지를 받은 뒤 이미 탈퇴한 고객도 지급 대상에 포함됐다. 쿠팡 측은 이를 “고객을 위한 책임감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보상안이 발표된 시점과 대응 방식에 대해서는 뒷말이 나온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된 이후 약 한 달간 구체적인 설명이나 최고 책임자의 공개 사과 없이 시간을 끌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국회와 관계 당국이 간담회와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지만,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은 끝내 응하지 않았다.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장과 김유석 부사장 등 주요 증인은 30~31일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6개 상임위 연석 청문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사태의 핵심 책임 당사자들이 검증의 자리를 피하면서, 책임 있는 설명과 소통이 사실상 배제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은 청문회를 앞두고 일련의 조치를 연이어 내놨다. 지난 25일에는 자체 조사 결과를 먼저 발표했고, 28일에는 김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문을 냈다. 이어 청문회를 하루 앞둔 29일에는 대규모 보상안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설명과 검증의 자리는 비워둔 채, 발표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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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방식 역시 논란이다. 지급되는 5만원은 현금이 아닌 쿠팡 내부 서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구매 이용권이다. △쿠팡 상품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알럭스 2만원으로 구성됐다. 총액 기준으로는 5만 원이지만, 실제로는 쿠팡의 여러 사업부를 모두 이용해야 혜택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구조다. 피해 회복보다는 자사 서비스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노출된 정보의 범위는 가볍지 않다. 개인통관번호를 비롯해 구매 내역, 공동현관 비밀번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내역의 경우 소비자의 생활 패턴은 물론 가족 구성원의 연령대나 성별까지 유추할 수 있어, 보이스피싱이나 맞춤형 사기 범죄로 악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책임 대신 보상부터…정치권 “본질 비껴가”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청문회 참석 위원인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실질적인 조사 결과나 재발 방지 대책이 아닌, 보상안을 앞세워 사태를 마케팅·판촉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모습은 기업의 위기 대응으로서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 투자, 제도 개선, 전면적인 관리 체계 개편 등 근본적인 대책이 먼저 제시됐어야 할 사안”이라며 “이번 대응은 사태를 몇몇 개인의 문제로 축소하거나, 본질을 비껴가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쿠팡의 기존 공식 입장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유출의 원인을 관리 체계의 구조적 문제로 보지 않고, 일부 개인의 정보 탈취 문제로 규정하는 성명을 냈다”며 “관리 체계 문제를 개인 탈취 문제로 둔갑시키는 듯한 성명을 내놓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건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단정적으로 발표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먼저 나와야 할 것은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 개인정보 보호 관리 체계가 왜 허술했는지에 대한 분석과 보안 강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도 쓰지 않는 서비스에 쿠폰을 끼워파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책임은 회피하면서 위기마저 장사에 이용하려는 태도”라며 “어디까지 갈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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