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버핏의 3년전 日투자 적중…"S&P 수익률 8배"(종합)
'가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최근 3년 6개월 동안 투자한 한 일본 기업 수익률이 S&P500지수 상승률의 약 8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은 지난 2020년 8월 미쓰비시·미쓰이·스미토모·마루베니·이토추 등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5%씩 매수한 뒤 현재까지 10% 가까이 늘려왔다.
버핏 '픽' 日5대 종합상사 수익률 보니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팩트세트의 자료를 인용해 버크셔 해서웨이가 일본 기업 투자를 발표하기 직전인 2020년 8월28일 시장 마감 이후부터 현재까지 5대 종합상사 주가 상승률을 같은 기간 S&P500지수 수익률과 비교했다. 이 기간 S&P500지수는 53% 상승했다.
반면 5대 종합상사 주가 상승률은 이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마루베니가 402%의 수익률을 올려 5대 종합상사 중 1위를 기록했다. S&P500지수 상승률의 거의 8배에 다다르는 수준이다. 최저 수익률을 나타낸 이토추도 185%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S&P500지수 상승률의 3배 이상을 웃도는 수치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지분을 각 9%씩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5대 종합상사 주식 총 가치는 22일 기준 230억달러로 평가됐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목표로 하는 일본 5대 종합상사의 최대 지분율은 9.9%다. 버핏은 지난해 6월 이사회 승인 없이 각 회사 지분율을 9.9% 넘게 보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침체 빠진 日증시에 베팅한 버핏 적중
버핏이 일본 투자를 결심했을 때 일본 증시는 긴 침체에 빠져 있었다. 2020년 8월 당시 니케이225지수는 버블 경제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1989년 12월29일 종가(3만8915.87) 대비 약 40%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시장, 부동산 시장 전반에 일어난 자산 가격 상승이 꺼지면서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대가를 치르고 있었던 탓이다. 여기에 일본은 인구 노령화로 인한 생산성 둔화, 의료비용 상승 등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률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이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5대 종합상사 지분을 투자했을 때도 이토추를 제외한 나머지 4곳 기업이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07~2008년에 수립된 고점 대비 폭락했을 때였다. 마루베니는 2007년 7월 고점 대비 약 50%, 미쓰비시는 같은 해 10월 고점 대비 약 40%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러나 일본 증시가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버핏의 가치투자는 또 한 번 적중했다는 평가다. 니케이지수는 지난 22일 3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26일에도 종전 기록을 1거래일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버핏은 가치투자에 대한 견해를 지난 24일 주주 서한에서 밝혔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자산) 규모를 고려할 때 공개 시장 구매를 통해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큰 인내심과 장기간의 친화적인 가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 과정은 마치 전함을 돌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시총 S&P500 기업 7위
버크셔 해서웨이 시가총액(8859억달러)은 1조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 올해 첫 거래일 이후 주가가 약 13% 뛰었다. S&P500 기업 중 시가총액 기준으로 테슬라를 제외한 매그니피센트 7만이 버크셔 해서웨이보다 우위에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 84억8000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 같은 분기(66억3000만달러) 대비 27.9% 증가한 수치다.
변선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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