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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달린다는데…서학개미 테슬라 베팅 거둔 이유 [종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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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가 이달 최선호주로 담았던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루 만에 자취를 감췄다. 전기차 기업들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부침을 겪는 와중에도 테슬라가 '깜짝 실적'을 공개해 주가에 불이 붙자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테슬라의 신차 출시 효과 등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중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상장지수펀드(ETF)'는 4위를 기록했다. 이 ETF의 순매수 금액은 8130만달러(약 1126억원)다. 이 ETF는 직전 거래일인 25일까지만 해도 서학개미의 순매수 1위를 기록했지만, 불과 하루 만에 세 계단이 밀렸다. 단일 종목인 테슬라는 이달 서학개미의 쇼핑 목록 50위 안에서 빠졌다.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순매수 금액 140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테슬라는 그동안 전기차 업황 부진에 고전했다.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테슬라가 지난 3분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자 주가가 날개를 달았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251억8000만달러(약 34조8441억원)로 집계됐다.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예상치 253억7000만달러를 소폭 밑돌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7억1700만달러로 54%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10.8%로 3.2%포인트나 상승했다. 순이익도 21억6700만달러로 17% 증가했다.

특히 테슬라 주당순이익(EPS)이 0.72달러로 시장 전망치(0.58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매출은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지만, 영업이익·영업이익률·EPS 모두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대폭 웃돈 호실적을 자랑했다.

여기에 더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내년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20∼30%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데 한몫했다. 이에 테슬라 주가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후 이틀째 상승 랠리를 보였다. 지난 24일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9% 급등하면서 2013년 5월9일(24.4%)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일간 상승률을 자랑했다. 이어 25일에도 3.34%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뒤이은 28일에 주가는 2.48% 내리면서 3거래일 만에 상승세가 멈췄다. 테슬라 주가가 단기간 급격히 뛰었고, 테슬라 이사진 3명이 보유 중인 3억달러(약 4151억원) 규모의 회사 주식을 내년 상반기 안에 대량 매도할 계획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서학개미들도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을 위해 테슬라에 대한 매도 주문을 대거 넣은 것으로 보인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에너지 사업 부문의 강세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과 긍정적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주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운용 비중을 확대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했다.

다만 테슬라의 사업 관련 악재가 나타나지 않았고 실적 성장도 예상되는 만큼, 주가 상승 모멘텀(동력)이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재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본격화하고 있는 사이버트럭 판매와 내년 상반기 저가 모델 출시, 2026년 로보택시로 이어지는 성장 구도가 완성되고 있다"며 "내년 저가형 모델이 테슬라의 계획대로 나온다면 사이버트럭 양산 시너지와 2026년 로보택시까지 성장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함형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로보택시 행사에 실망한 투심을 되돌릴 세부사항을 공개했다"며 "2026년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소화하며 인공지능(AI) 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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