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시브 운용하는 TDF ETF…미래에셋, 세계 최초로 출시
퇴직연금 대표 상품으로 자리 잡은 타깃데이트펀드(TDF)를 패시브 방식으로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 증시에 처음 상장한다. 전체 자산의 80%를 미국 S&P500지수에, 20%를 국내 단기채에 투자한 뒤 투자자 생애주기에 따라 자동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게 특징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께 ‘TIGER TDF 2045’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투자자가 2045년에 은퇴한다고 가정하고 자산 비중을 조절한다. 펀드매니저가 운용하는 기존 상품들과 달리 주식과 채권 비중을 미리 정한 대로 조절하는 패시브 방식으로 운용한다.
TDF ETF를 패시브 방식으로 운용하는 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처음이다. 상장 후 2040년까지는 1년에 1%포인트씩 S&P500지수 비중을 줄이고, 국내 단기채 비중은 그만큼 늘린다. 은퇴를 5년 앞둔 2041년부터는 주식 비중을 1년에 5%포인트씩 줄여나간다. 은퇴 시점인 2045년부터는 더 이상 비중을 조절하지 않는다. S&P500에 39%, 국내 단기 채권에 61% 투자하는 포트폴리오가 유지된다. 청년기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은퇴가 다가올수록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방식이다.
펀드매니저가 자산 배분에 개입하지 않기 때문에 펀드 운용에 드는 비용도 적다. 이 ETF의 총보수는 연 0.19% 수준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기존 TDF ETF의 평균 총보수인 연 0.75%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TDF처럼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일수록 운용보수가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게 연금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퇴직연금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싶은 투자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퇴직연금 계좌에서는 채권 등 안전자산에 최소 30%, 주식 등 위험자산에는 최대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적격 TDF로 인정받은 상품은 이런 규제 없이 전체 연금자산을 투자할 수 있다. 주식 비중이 80%를 넘지 않으면서 은퇴 시점에 따라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글라이드 패스’가 적용된 상품이라면 적격 TDF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위험자산 한도인 70%만큼 S&P500 ETF에 투자하고, 나머지 30%에 TIGER TDF 2045를 담는다면 연금계좌에서 S&P500 투자 비중을 최대 94%까지 늘릴 수 있다.
나수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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