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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불안정하지만 결국은 증시 상승…韓 시장에도 기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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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토러스자산운용 대표이사

트럼프 정책의 초기 혼선

11월 4일 미 대선 이후 미 S&P 500 기준으로 7% 상승했던 지수가 빅테크와 소프트웨어 기업을 중심으로 하락, 이미 상승분 대부분을 반납했다. 1기 보다 더 강력해진 카리스마를 장착한 트럼프 2기는 다양한 분야에서 예상외의 정책을 다발성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들의 대체적인 방향성은 인지할 수 있으나 구체적인 실현 계획과 타임라인을 파악하기 어려워 정책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를 공언한 25% 관세가 상무부와 무역대표부에서 준비하는 전 국가 대상 상호 관세에 추가되는지, 두 나라에만 해당되는 개별 관세인지, 아니면 마약 유통과 불법 이민을 봉쇄하면 부과되지 않을지 알 수가 없다.

유럽도 25% 보편 관세로 위협하고 있지만 일부 섹터에 해당되는지 상호 관세로 대체될지에 대해 구체적인 발표가 없다. 많은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결국 이런 명확성과 정교함이 부족한 트럼프의 정책 남발로 인해 기업의 투자 계획과 소비자들의 경제 활동에 대한 선택이 지연되고, 이는 주식 시장의 상승 흐름을 제동하고 있어서 마치 트럼프 1기의 2년 차(2018년)를 연상시킨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기우

트럼프 당선 이후 크게 올랐던 트럼프 관련주와 암호화폐는 정책의 혼선과 위축된 투자 심리로 상승 폭을 모두 반환했고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경기 하강의 전조가 될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 컨퍼런스 보드 서베이에 따르면 고용, 기업 환경 및 미래 수입에 대한 심리 지수가 비관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기대 물가는 관세 우려로 여전히 높아서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하의 경기 하강) 가능성을 염려하기도 한다.

경기의 척도인 미 10년 물 국채 수익률은 1월 중순 4.8%에서 27일 4.25%까지 하락해서 3개월 물과 역전 일보 직전이다. 향후 암울한 경제 환경에 대한 심리적 경고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미국 경제 환경은 너무 강하고 트럼프의 장기 플랜은 경기와 자본시장이 성장하는 환경하에서 재정 및 무역 적자 감소이다.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이에 대처하는 트럼프의 향후 전략은 관세 협상을 무기로 미국이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것이다. 한국, 대만, 일본 등이 미국에 공장을 지어 관세 인상 압력을 피하고, 미국은 고용과 소득 증가를 얻을 것이다.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하해서 소비를 늘리고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 이익을 증가시킬 수 있다. 결국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과 기업 이익은 상반기에는 정책 시행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하지만 25년 전체로는 예상대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 실적과 빅테크

AI 투자의 핵심 기업인 엔비디아의 2025년 1월 말 분기 매출과 이익은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었고 25년 4월 말 분기 전망치인 매출 430억달러도 기대 수준이었다. 예전보다 성장 속도는 조금 줄었지만, 우려했던 블랙웰의 생산이 비교적 순조로웠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사양 AI 모델 발표 이후 AI 칩 수요에 대한 우려에 젠슨 황은 오히려 시장 진입이 용이해지면서 AI 확산이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엔비디아 칩에 대한 전방위적이고 강한 장기 수요를 전망한 것이다.

더 높은 성능을 위해서는 더 많은 GPU가 필요하다는 스케일링 법칙은 여전히 유효해서 사전 훈련에 소요되는 GPU 용량 대비 사후 훈련에는 30배, 추론에는 100배의 GPU가 여전히 필요하다. 멀티모달 AI, 엔터프라이즈 AI, 소버린 AI, 피지컬 AI 등이 로봇, 자율주행으로 확장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팰런티어의 급락에서 볼 수 있듯이 무역 환경의 불안으로 인해 일단 팔고 보자는 매도 흐름을 비켜 갈 수는 없었다. 선투자로 인해 이익 성장이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플랫폼 빅테크들과 소프트웨어 기업들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 2024년의 급상승으로 과매수 상태인 이들 AI 핵심 기업의 추가 상승에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적당한 조정을 마친 후에는 상승 궤도로 재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은 매출 및 이익이 꾸준히 성장하는 글로벌 기업이 AI 기술 패권을 주도할 것이기 때문이다.

구루(Guru)들의 경고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창업자인 레이 달리오(Ray Dalio)와 최대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의 폴 싱어(Paul Singer)는 미국의 과도한 부채로 인한 버블 붕괴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다. 미국 시장이 과거에 비해 거의 모든 밸류에이션 지표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서 더 주목을 끈다.

그럼에도 높은 경제 성장과 증가하는 기업 이익에 더해 풍부한 유동성으로 주식 시장의 장기 상승세가 속도를 조절하며 지속하고 있고, 트럼프가 미국의 무역 및 재정적자를 추세적으로 수정하고 있어서 수년 내로 버블에 노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버블은 스스로 붕괴하기보다는 증권시장의 지나친 상승이나 인위적인 과잉 긴축으로 붕괴되기 때문에 구루들의 경고는 장기 과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워런 버핏의 연례보고서

2024년 버크셔 해더웨이 연례주주서한이 발표되었다. 작년 4분기에도 애플과 아멕스 등의 매도로 현금이 역대 최고치인 3340억달러(한화 약 500조원)로 불어났다.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주식 보유가 현금보다 유리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현재의 현금 보유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단지, 적당한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Often, nothing looks compelling)고 했는데 요즈음이 높은 밸류에이션 환경임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현재가 고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데, 과거 1990년대 말에도 버핏은 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수년간 현금을 보유하면서 시장 대비 저성과로 어려움을 경험했고, 2000년대 초반에 버블 붕괴 후 주식 매수를 재개했다. 또한 2022년 10월 1일 이번 약세장의 저점 이후 2년 반의 상승 장세에서도 버핏은 저리 엔화 대출로 일본 상사 기업들의 주식을 바스켓으로 조금 매수했을 뿐 초지일관 매도로 일관해 버핏의 움직임을 보고 시장의 고점을 예상해서는 안 된다.

다행히 역사상 최고의 트레이딩으로 불리는 50조 원의 애플 매수(평균단가 약 35달러)와 매수 분의 3분의 2 매도(평균 매도가 약 185달러)로 5배 이상의 실현 및 평가익으로 230조 원의 차익을 실현하면서 마켓 타이밍의 의미를 초라하게 만들었다. 버크셔의 높은 현금 비중은 단기적인 고점에 대한 고민보다는 장기성 경고로 해석할 수 있다.

외국인 매도와 국민연금 매수

공교롭게도 올해 들어 외인은 3조5000억원을 매도했고 국민연금이 같은 금액을 매수했다. 독립 수급 주체들인 외인과 연기금이 비슷하게 매매 했는데도 지수를 10%나 올렸던 주체는 삼성전자 자사주를 비롯한 기타 법인의 2.5조원 순매수이다. 밸류업이 강조된 2024년 기타 법인 순매수가 2.3 조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증시의 자사주 매수 추세는 강화될 것이고, 이는 밸류업 정책이 장기적으로 안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국민연금의 매수 여력이 10조원 이상 되는데 조건은 코스피 기준 2800포인트 이하의 저가 매수 환경이다. 결국 증시 상승을 위해선 외인 매수가 관건인데, 예상과 달리 환율이 하락하고 기업 이익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아직 매수세로 전환하지 않는 것은 아직 삼성전자가 이익 저점에 도달하지 않았고, 중국 빅테크 부활로 이머징 마켓 자금이 인도, 한국에서 유출되어서 중국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반도체, IT 등 한국 주력 섹터 이익이 2분기 기점으로 상승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도 달러 가치 하락을 원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태세 전환이 기대된다.

공매도는 쉬는 구간

3월 말부터 공매도가 코스피, 코스닥 전 종목을 대상으로 재개된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유럽재정위기, 2021년 코로나19 이후의 3차례 공매도 재개 시 양대 지수의 움직임을 참고한다면 이번에도 첫 달의 공매도 공세로 시장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 과거에는 코스피 200 종목과 코스닥150 종목 대상인 반면 이번에는 전 종목이라 향후 전개 방향의 예측이 쉽지는 않다.

매수여력을 확보하고 있다가 공매도로 인해 과하게 하락하는 종목 중 우량주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 과거 3차례 모두, 3개월 후에는 초기 하락 분을 만회한 후 추가 상승했는데, 공매도에 매치되는 페어링 매수도 일부 진행되었고 경기와 지수 상승 흐름 여부가 이후 장세에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4월부터는 트럼프 정책이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어서 시장은 상승흐름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3월 주식 시장 전망

공매도를 앞두고 약 2주 전 단기 고점을 예상했으나 트럼프 관세의 조기 시행 가능성으로 미국의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하락이 한국 시장의 큰 폭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선 조정하는 중이다. 트럼프가 초기 고통의 필요성을 암시하고 있고 당분간 적절한 분야에서 관세를 시행하고 유리한 협상을 이끌기 위한 선제공격이 예상되어서 시장은 쉽지 않은 국면이다.

트럼프 1기에도 미국 증시가 초기 상승 이후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18년 큰 폭의 조정을 경험했으나 이후 당시 재무부 장관이던 므누신의 관세 완화 노력으로 미 지수는 19년 전고점을 돌파하며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 대폭락 시에도 강력한 재정정책으로 지수는 폭등해서 트럼프 1기에 S&P500은 70% 이상 상승했다. 자본시장의 성과는 곧 대통령의 성과라고 공언하고 있어서 시장의 긍정적인 정상화가 전망된다. 늘 원하는 정책을 펴고 시장이 흔들릴 때 더 큰 부양책으로 시장을 상승시키는 '트럼프 풋'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작동할 것이다.

중국의 이구환신 내수 부양책으로 전반적인 내구재 및 세트에 대한 큰 폭의 재고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한국 수출 B2C에 대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트럼프 관세 정책들이 예상보다 완화된 형태로 구체화되면 본격적으로 글로벌 수요가 올라오기 시작하고 기업 이익이 증가하는 대형 수출 기업 중심인 한국에 대한 외인들의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수가 2700 이하로 하락하면 국민연금의 저가 매수세가 'NPS 풋'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어 옥석을 가리는 종목 선택의 장세가 예상된다. 올해는 급변하는 경제 및 주식 시장 환경하에서도 한국 시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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