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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이름 붙은 거 사면 앉아서 돈 벌었다"…주가 불기둥 대기업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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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 직장인들 사이에선 OO 이름만 붙으면 주가가 폭등한다는 대기업 주식이 있다. 지난해부터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한화그룹주 이야기다. 방위산업·조선·태양광이 주력 업종인 이 회사는 글로벌 방위비 증가와 조선업 훈풍으로 2배 이상 오른 종목이 제법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1년 만에 214.83%,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6.24%, 한화엔진 148.63%, 한화시스템 83.26%, 한화 37.93% 올랐다. 물론 사업영역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 한화투자증권(-22.7%), 한화솔루션(-22.52%), 한화손해보험(-19.05%), 한화갤러리아(-15.22%)는 쓴웃음을 짓고 있다.

트럼프 한마디에 … 넉 달 만에 주가 167% 뛴 한화오션

특히 지난해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을 필요로 한다”는 한마디에 한화오션은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이날 트럼프가 “한국의 세계적인 선박 건조 능력을 바탕으로 선박 수출·보수·수리 등에서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증권가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통적인 에너지 중심 정책으로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특히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상승 가도를 달리며 넉 달 만에 주가가 167.27% 뛰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마크 켈리 미국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 조선소를 방문했는데, 켈리 의원은 118대 미국 의회에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민시설법’ 발의를 주도한 인물이다. 켈리 의원은 이날 “미국 조선업 재건은 단순히 해군 함정 건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상선 건조 및 공급망 형성이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한화오션과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화오션은 2023년 5월 한화그룹에 편입된 옛 대우조선해양이다. 본사는 경남 거제시에 위치했고 야드 면적은 490만㎡로 협력사를 포함한 약 3만여명의 인력이 근무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거제사업장 주요 설비는 드라이독(선박을 건조하고 수리하는 건식독) 2개, 플로팅독(해상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U형 단면의 대형 바지선) 3개, 헤비존(해양플랜트의 무게를 견딜 수 있도록 바닥에 특수처리한 구역) 2개가 있다. 연간 동시 건조 능력은 선박 36척, 해양플랜트 2기, 특수선으로 잠수함 2척, 수상함 2척, 창정비 2척이 가능하다. 또 국내 최대 규모 공동수조와 예인수조, 방산 기술력의 장점으로 꼽히는 음향수조 등을 갖춘 시흥 R&D(연구개발) 센터를 운영 중이다.

“미국 에너지 투자 확대로 대규모 LNGC 발주 예상 … 표준형 FPSO 개발 집중”

1일 한화오션 관계자는 “올해 LNGC(액화천연가스운반선)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매출 인식 단가가 상승해 전반적인 생산 공정이 안정화될 것이다”고 사업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미국 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른 대규모 LNGC 발주가 예상되고, 탱커 노후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발주 물량 또한 늘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또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에 따른 추가 발주분을 고려해 수익성 중심의 선별수주 계획을 수립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해양 부문에서는 표준형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개발 및 건조에 집중하고 있고,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FPSO는 적극 수주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수선의 경우 KDDX(차세대 구축함) 수주가 올해 기대되고,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운영)를 비롯한 잠수함 성능 개량 공사 수주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 그는 “미국 내 필리조선소 지분 투자를 통해 美 함정시장 프라임 업체로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며 “해양사업부 확장을 위해서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 제작 업체인 다이나맥홀딩스를 인수해 해양플랜트 공급망을 확대하고 미국과 네덜란드 법인 설립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설 투자 및 연구개발을 통해 기존 사업을 안정화하고, 상선·해양 및 특수선 사업의 생산 능력과 품질 경쟁력 극대화를 통해 무재해 작업장 조성을 위한 안전 환경 구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투자 긍정 요인으로는 “수익성이 높은 LNGC 중심의 3년 이상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안정적인 매출 성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과거 조선업 사이클에 따라 호황과 불황이 반복돼 매출·이익 변동성이 컸으나, 경기 사이클을 타지 않는 중장기 국방계획에 따라 발주되고 수리되는 안정적인 국내 및 해군 MRO 수요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산 3사(한화오션·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공동 마케팅을 통해 수주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40년 매출 30兆·영업익 5兆 정조준 … 목표가 넘어선 주가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방산·친환경·해상풍력·스마트야드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 2022년 각각 1조7547억원, 1조6136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 2379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연간 매출은 2021년 4조4866억원에서 지난해 10조7760억원으로 140.18% 증가했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매출 12조6950억원, 영업이익 7360억원을 전망했다.

지난달 25일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함정 수출사업 원팀 구성을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 의회에서 해군 함정 건조를 동맹국에 맡기는 법안 발의로 미국 군함 진출 시장 공략이 수월해진 것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7조8000억원대 KDDX 사업 수주전에서 법적 공방을 벌이면서 10조원대 호주 수상함 입찰 경쟁에서 쓴잔을 삼켰는데, 미국 군함 수주전에서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미 해군은 지난해 295척이던 군함을 2054년까지 390척으로 늘릴 계획인데 증권업계에서는 약 30년간 1600조원에 달하는 시장이 열린다고 전망했다.

총 주식 수는 3억641만3394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분 23.14%) 외 특수관계인 4인이 지분 46.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국산업은행 19.5%, 국민연금공단 5.81%, 자사주 0.01%, 외국인 18.31%로 유통 물량은 약 10% 정도다.

신고가 행진이 지속되자 투자 과열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한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특수선 분야에서 전에 없던 사이클이 시작됐고 그 단초를 제공한 미국 함정 건조에 대해 한화오션에 거는 시장의 기대는 합당하지만, 측정 가능한 여러 수단을 동원해도 지금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실적 전망치 변경 없이 밸류에이션 멀티플을 할증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뉴스 흐름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는 있지만 설명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면 투자의견을 낮추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물색하겠다”고 했다. 그는 목표주가를 제시하지 않았다.

반면 목표주가를 상향한 곳이 다수였다. 투자 포인트를 다섯 가지로 짚은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정차질에서 벗어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고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2027년 슬롯을 고선가 물량으로 수주 중이며 특수선 부문에서 연간 5척의 미국 군수지원함, 함정 MRO를 시작으로 미국 함정 신조 건조까지 진출을 노력 중이다”며 “해양 부문에서는 표준형 FPSO 개념 승인 획득과 원가경쟁력이 높은 다이나맥을 활용해 고수익성 사업부문으로 변화를 전망하며 신규 투자 시 한화그룹 계열사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목표주가는 7만2000원으로 높였는데 지난달 28일 종가(7만4300원)보단 밑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호재 뉴스들은 이미 선반영 돼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매매로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새로운 뉴스에 따라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중장기로 봤을 땐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본업은 안정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해당 업종이 꺾이기 전까진 기존 보유자는 끌고 가도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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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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