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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오너리스크요? 제가 사고 칠 일은 없습니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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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제 아이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사고는 안 칠 겁니다. 건강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기업공개(IPO)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오너리스크 관련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은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지분이 많고, 의존도가 높은 탓에 오너리스크 관련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날 기업설명회에 체크무늬 셔츠 차림으로 참석한 백 대표는 직접 회사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상장 절차를 밟은 후 처음 개최한 기자간담회인 만큼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한신포차', '역전우동'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가정간편식(HMR), 가공식품, 소스 등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의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해 29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107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매출은 연평균 39.7% 늘었다. 이 기간 사업별 매출은 최소 15.1%에서 최대 78.9% 늘었다.

백 대표의 인기는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더본코리아는 백 대표의 인기에 힘입어 사업과 인지도가 고속 성장했다. 하지만 높은 의존도 때문에 백 대표의 평판이 하락할 경우 기업가치도 훼손될 수 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백종원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브랜드 홍보 차원에서는 강점이면서 동시에 평판 리스크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빽다방 매출 비중이 높은 점도 리스크로 꼽힌다. 상반기 기준 더본코리아 전체 매출의 83.8%는 외식 가맹사업에서 나온다. 또 빽다방과 홍콩반점의 매출은 전체의 37.34%, 12.72%를 차지하고 있다. 성 연구원은 "특정 브랜드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와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둔화로 인한 국내 사업 환경 악화 등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짚었다.

더본코리아는 유통 사업을 확대해 프랜차이즈 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는 HMR과 가공식품, 간편소스 등을 홈쇼핑, 편의점,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엔 자사몰, 주요 온라인 유통 채널 입점 판로를 늘렸다. 군 급식, 기업급식(식자재 공급), 유통업체 원료공급 등 기업 간 거래(B2B)도 나서 성장 동력을 마련할 방침이다.

백 대표는 해외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K콘텐츠로 한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이 해외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진 해외에 직영점을 출점하며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를 알리는 방식으로 진출했지만, 이젠 더본코리아의 브랜드를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가리킨다

백 대표는 음식의 '소스'에 주목했다. 한식에 관심 있고, 만들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한식 요리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때 소스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채소에 버무리기만 해도 김치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소스가 있다면 한식을 모르는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백 대표는 한국식 메뉴를 추가하고 싶은 식당에서 소스 수요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백종원식 소스, 식자재가 늘어나면 더본코리아 가맹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비슷한 맛을 집에서도 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식당에 방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편의점에 커피를 납품할 때도 빽다방 점주들의 반발이 심했다. 편의점에 가지 카페엔 오지 않을 것이란 걱정에서다. 하지만 납품 후 빽다방 매출은 조금이지만 늘었다. 빽다방 커피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백 대표는 호텔 사업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호텔더본제주의 연평균 투숙률은 95%다. 백 대표는 "주변에서 호텔방을 구해달라고 할 때가 제일 난처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소비자가 가성비 있는 호텔을 원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며 "장기적으로 일본의 APA와 같은 호텔 브랜드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더본코리아는 다음달 6일 상장을 위해 29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총 공모주식 수는 300만주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60만주를 제외한 240만주가 일반투자자들 몫으로 배정됐다. 상장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10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4918억원이다.

상장 후 더본코리아 최대주주는 60.78%를 보유한 백 대표다. 상장 후 백 대표 지분의 가치는 299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백 대표는 지분 42.55%의 경우 상장 후 2년 6개월간 팔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지분에 대해선 6개월만 의무보유한다. 다른 대주주인 강석원 부사장(지분율 14.36%), 특수관계인 박준상씨(0.28%) 그리고 일반투자자 12인(0.76%)은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주식을 팔지 않기로 했다. 우리사주조합의 지분 4.15%는 1년간 팔지 않고 보유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도 적어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 유통물량이 적으면 주가가 많이 오를 수도 있지만, 그만큼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더본코리아 주식 수는 총 상장 주식 수의 19.67%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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