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3위 쟁탈전 격화…KB·한투운용 순자산 20조 향해 달린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3위 자리를 두고 겨루는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도 치열한 경합을 이어간다. 두 회사 모두 ETF 순자산 20조원대를 목표로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위를 뺏기게 생긴 KB자산운용은 김영성 대표의 임기 1년을 남겨둔 상황에서 설욕전을 위해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해 순자산 목표를 20조원으로 설정, 최근 차지한 ETF 시장 3위를 수성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KB자산운용을 제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15년 11월 이후 10년 만에 ETF 시장 3위에 오른 상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순자산 총액은 15조55억원(점유율 7.9%)으로 3위다. KB자산운용(14조8171억원·점유율 7.8%)을 근소하게 앞섰다.
업계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ACE 미국빅테크TOP7 Plus'와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 등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높은 상품을 다수 출시한 데 이어 최근 강해진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ACE KRX금현물'로 자금이 대거 유입돼 3위를 탈환한 것으로 풀이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ETF운용본부 내 운용부와 상품전략부를 구성해 상품 개발에 전문성을 더했다"며 "ETF 상품 위원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해 회사 전체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프로세스를 안착시킨 점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고 자평했다.
KB자산운용은 순자산 20조원을 달성해 시장 3위 자리를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은 올해 ETF 순자산 점유율 잠정 목표치를 지난해와 유사한 12% 수준으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지난해 말 기준으로 ETF 시장에 적용할 경우 목표 순자산은 20조8277억원, 달성률은 65.13% 수준이다. 다만 KB자산운용은 공식적으론 순자산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추격을 허용한 KB자산운용은 연초부터 ETF 사업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KBSTAR'에서 'RISE'로 ETF 상품명을 바꾼 데 이어 연초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연금 사업부와의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기존 ETF사업본부 내 편성된 ETF마케팅실을 연금WM본부로 이식하면서다. 이는 시장 1~2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조직 편성을 일부 벤치마킹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운용사도 연금 부서에 ETF 부문을 편입하면서 공·사모 영업 중심에서 탈피한 것으로 전해진다.
KB자산운용은 이번달 미래·삼성자산운용에 이어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까지 내리면서 시장 수요 잡기에 나섰다. 출혈 경쟁을 불사해서라도 마케팅 효과를 가져가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올해 말까지인 김영성 대표의 임기 1년 추가 연장 여부가 ETF 사업 성과에 달린 만큼 위기의식을 보다 크게 느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이 같은 상황 속 KB자산운용은 올해 차별화한 ETF를 시장에 선보여 돌파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노아름 KB자산운용 ET사업본부장은 "하나의 ETF가 성공하면 유사 상품들이 줄이어 출시되는 시장에서 ETF 브랜드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상품뿐이라 생각한다"며 "지난해에는 브랜드 변경 등 이미지 위주 마케팅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터는 RISE의 좋은 상품을 투자자에게 적기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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