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술자리 사라졌다"…주류株 동반 신저가 추락 [종목+}
롯데칠성과 하이트진로 등 국내 대표 주류기업 주가가 나란히 최근 1년 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연말연초 정치 불확실성과 대형 재난사고 등으로 주류소비가 급감한 가운데 올해 실적 개선도 난망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롯데칠성 주가는 직전일 대비 0.56% 내린 10만7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10만67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롯데칠성 주가가 계속 하락 흐름을 타 10만원대가 깨진다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하이트진로 주가도 전날 0.42% 내린 1만9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트진로도 장중 1만9050원까지 떨어지면서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롯데칠성과 달리 주류 매출이 대부분인 하이트진로의 주가 흐름은 더 부진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멘텀(상승동력) 부재에 1만8000원과 2만2000원 사이 박스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류시장 성수기 중 하나인 연말연시에 비상계엄과 무안 제주공항 참사 등으로 술자리가 줄면서 실적 기대가 꺾이고 있는 것이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계엄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밝힌 소상공인 비율은 88.4%에 달했다. 36%에 달하는 소상공인은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밝혔다.
올해 실적 및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지 않다. 주류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경신 iM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에 대해 "경기침체에서 기인한 시장 축소에 비수기 도래에 따라 고정비 부담이 예상된다"며 "주류는 전년 동기 기저효과와 주요 제품 성장에도 이익 개선 폭이 다소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0만원에서 18만원으로 낮춰잡았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에 대해 "가격 인상 효과가 사라진 가운데 국내 주류시장 침체 흐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어 올 한해 판매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낮아진 성장 기대감과 업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2만7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주류회사들은 올해 비용 감축과 함께 수출에서 해법을 찾아 주가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실제 최근 시장 침체에 따라 분위기 전환을 위한 마케팅 활동이 늘면서 판매관리비 비용 부담이 커졌다. 롯데칠성은 전년 대비 판관비 증가율이 2021년에는 6.5%에 불과했지만 2023년 10%(10.8%)를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말에는 24.7%에 달했다.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3분기 말(-2.5%)을 제외하면 2022년(16.0%), 2023년(13.5%)을 거치며 판관비 절대 금액이 늘었다.
김 연구원은 "주류시장은 가격 인상폭 이상의 판매량 감소로 외형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원가 부담 요인이 특별히 없는 가운데 판관비를 줄이면서 이익 성장 기조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칠성은 올해 소주 수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과일소주 '처음처럼 순하리'는 동남아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순하리는 2015년 출시 후 이듬해 첫 수출돼 현재 미국, 중국, 베트남 등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롯데칠성 수출액은 1612억원으로 이중 주류 수출액이 600억원이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 베트남 공장이 착공 예정이다. 약 8만2644㎡(약 2만5000평) 부지에 설립되는 베트남 공장은 내년 완공이 목표로, 초기 목표 생산량은 연간 100만상자다. 김 연구원은 "2021년을 저점으로 소주 수출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고 베트남 소주 공장 완공 이후 해외 소주 판매 실적 확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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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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