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주인공은 중소형주…배당 늘릴 우량 중소형주에 투자" [양현주의 슈퍼리치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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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인 관점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중소형주가 될 겁니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중소가치팀 팀장은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주주환원을 많이 늘린 대기업보다 자금력이 탄탄한 중소기업의 배당 여력이 더 높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2009년 처음 증권사에 입사해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소외된 중소가치주에 투자하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운용을 맡고 있다.
김 팀장은 "주주환원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밸류업 프로그램 이전부터 자사주 소각 건수가 증가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10년 전만 해도 10건도 채 되지 않았던 연간 자사주 소각 건수는 2022년 48건, 지난해 92건으로 급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기업보다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큰 중소형주의 주가 상방 압력이 더 높을 거란 전망이다. 김 팀장은 "배당 성향 30% 미만인 국가는 거의 없다"며 "배당 성향 30%를 기본으로 달성한다고 가정할 때 이미 이를 달성한 대기업보다 10% 수준인 중소형 기업이 주주환원을 늘릴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세대 교체 시기가 다가온 기업이 많다는 점도 호재다. 지배주주가 증여 자금을 합법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선 배당 성향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게 되는 셈이다. 김 팀장은 "대기업은 이미 지주회사를 만들어놓고 승계도 마친 상황이라 지배구조가 크게 바뀔 요인이 없지만중소기업은 여전히 승계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하고 있는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구성 종목 중 44%가 세대교체 시점이 맞물린 기업"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승계작업이 끝난다고 해도 상속과 증여 작업이 끝나면 차세대 지배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게 된다"며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으로 지분율을 더욱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도 특히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수익성이 양호한 동시에 주주환원 가능성이 높은 '중소형 우량주'를 눈여겨 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의류계의 TSMC'라 불리는 의류 OEM 기업인 영원무역홀딩스가 대표적이다. 해당 기업은 룰루레몬, 노스페이스 등 수많은 글로벌 브랜드 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2021년부터 영업이익률이 21%까지 오르며 글로벌 의류 OEM 4대 강자(영원무역, 한세실업, 에클랏, 마카롯) 중 가장 높은 이익을 남기고 있다. 순현금 자산도 1조원이 넘는다. 대만 경쟁기업인 에클랏과 마카롯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김 팀장은 "대만기업인 에클랏과 마카롯은 PER 20~30배를 받고 있는데 한국 기업은 3~4배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라며 "주주환원 적극성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주주환원율이 50~60% 수준인 대만기업에 비해 영원무역홀딩스의 주주환원율은 10%를 밑돈다. 그는 "영원무역홀딩스도 2세로 세대교체가 진행되는 중인 만큼 향후 주주환원이 본격화되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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