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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143억뷰 터졌다"…카카오가 126억 투자하더니 대박[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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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5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숏폼 콘텐츠 플랫폼 ‘펄스픽’이 오는 14일 정식 서비스됩니다. 자체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미디어믹스 전략으로 국가대표 콘텐츠 기업이 되겠습니다.”

최원영 디앤씨미디어 대표(1969년생)는 지난 10일 올해 성장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웹소설 1400여개, 웹툰 100개 IP를 보유한 이 회사는 143억뷰를 자랑한 킬러 콘텐츠 ‘나 혼자만 레벨업(이하 나혼렙)’의 활약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이 유력하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구로구 디지털로32길 30 코오롱디지털타워빌란트 13층에 있다.

웹소설·웹툰 콘텐츠 공급업체인 디앤씨미디어는 작가 수급 경쟁력과 편집부 기반의 조직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출판·유통하는 사업을 주력으로 영위한다. 다수 작가의 출판권 및 배타적 발행권 설정을 통해 킬러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전자책으로 발행해 다수의 플랫폼에 제공하면서 독자들이 모바일 또는 PC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발행된 콘텐츠는 도서로 출판해 서점, 도서대여점 등을 통해 공급하기도 한다.

웹툰 72개 작품, 20여개국 진출 … “숏폼 플랫폼 공격 영업”

2017년 8월 코스닥 상장했는데 웹툰 72개 작품이 20여개국에 진출했다. 또 IP 확장 역량을 활용해 2차 저작물(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상품 등)을 제작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연령별·성별·장르별 특화된 독자 브랜드로 원천 스토리를 제작하고 흥행성이 검증된 노블코믹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노블코믹스란 소설의 탄탄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만화인데 IP 가치 제고 및 원작 매출 상승효과가 있다. ‘귀환자의 마법은 특별해야 합니다’ ‘버림 받은 황비’ 등 다수의 인기작이 이에 해당한다.

최 대표는 “숏폼 비디오 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자회사 펄스클립을 지난해 6월 설립했고, 자체 플랫폼인 펄스픽을 통한 고품질 콘텐츠로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자신했다. 중국이 ‘막장’ 숏폼 콘텐츠로 인기를 끌고 있다면, 고품격과 소재의 다양화로 승부를 본다는 것이다.

그는 “KBS·SBS 방송사 PD 출신들의 제작 역량과 이동건·박하선·윤현민 등 유명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지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며 “예능·공포·로맨스 등 다양한 소재로 유료 회원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숏폼은 1화당 평균 1~3분인데 평균 500원에 이용 가능하다. 일반 제작비의 10분의 1이면 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스낵컬처(스낵을 먹듯이 짧은 시간에 쉽게 즐기는 문화) 확산으로 모바일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숏폼이 대세인 이유다.

또 “로맨스·판타지·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인기 웹소설 IP를 확보해 콘텐츠 부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143억뷰 ‘나혼렙’을 잇는 슈퍼 IP를 탄생시키는 게 최우선 임무다”며 “트렌드에 안 맞아 빛을 못 본 콘텐츠가 많은데 ‘진흙 속의 진주’ 같은 명작을 찾아 사용자들의 사랑을 받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나혼렙 실사판 드라마, 카카오엔터와 기획개발 중”

이어 “일본·미국·중국·프랑스·독일 등 해외 애니메이션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최대 시장인 일본에서 합자법인 문식스와 웹툰을 제작해 실적 상승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지화 전략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42%였다. 주요 국가는 일본(53%), 미국(24%), 중국(7%), 프랑스(7%), 독일(4%) 순이다.

그는 “남성향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 ‘귀환자의 마법은 특별해야 합니다’ 시즌 2가 올 하반기 나올 예정이다”며 “콘텐츠 강화에도 힘을 주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원천 IP가 우수해야 2차 사업으로 연결되는데 씨앗을 뿌리는 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IP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는 것이다. 이어 “나혼렙 실사판 드라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기획·개발 중이다”며 “제작에 착수한다면 글로벌 팬들을 만족시킬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디앤씨미디어는 크라우드 펀딩 기획 및 굿즈 제작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 대표는 “버추얼 아이돌 ‘이세계아이돌’을 소재로 한 웹툰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의 단행본 및 굿즈 제작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서 88억원 모금을 달성해 국내 최고 기록을 세웠다”며 “나혼렙 등 슈퍼 IP 활용한 글로벌 사업 확장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겐 19만9000만원짜리 키보드, 단행본 4권, 텀블러 등을 줬다.

이같은 신성장동력을 무기로 올해 두 자릿수 이상 성장에 도전한다. 최 대표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이 유력한 만큼 올해 숏폼 플랫폼 사업이 정착한다면 연내 시가총액 5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했다. 디앤씨미디어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70억원, 영업이익은 109억원이었다. 신한증권은 지난해 매출 847억원, 영업이익 122억원을 예상했다.

126억 투자한 카카오, 지분 가치 643억으로 불어나

총 주식 수는 1252만4473주로 신현호 회장(지분 29.57%) 외 특수관계인 1인이 지분 45.2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22.67%, 자사주 0.89%, 외국인 1.44%로 유통 물량은 약 30% 정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627억원, 유형자산 70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4.99%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옛 포도트리)는 2017년 4월에 126억원 정도를 투자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현재 보유 지분 평가액은 643억원으로 불어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2만2650원이다. 코로나19 확산 때 웹소설·웹툰주 강세로 고점을 찍었던 2021년 4월 14일 6만1900원 대비 63.41% 폭락했다. 지난해 1월엔 넷마블과 협업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게임 흥행 기대감으로 주가가 3만8600원까지 올랐다. 한웅 경영지원실 실장에게 주주환원책을 묻자 “주가 하락 시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안정에 나서겠다”고 답했다. 투자 위험 요인으로는 40억원(지난해 3분기 누적) 투자한 펄스픽의 성공 여부다. 다만 “본업과 관련 있는 사업이라 자신있고 적정선을 지키면서 투자해 현금을 계속 확보 중이다”고 설명했다.

30여년간 콘텐츠 한우물 … “안목 키우는 능력 가져야”

만 21세에 사회에 첫발을 내민 최 대표는 1990년 대한민국 최초의 아동 만화잡지 ‘보물섬’ 편집부 출신이다. 그는 1994년 두산동아에서 청소년 만화잡지 ‘보이스클럽’ 창간 기자로 활동하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었고 1998년 금성출판사 학습잡지 ‘슬기랑지혜랑’ 1999년 서울미디어랜드 주간 만화잡지 ‘히트’를 각각 창간하며 편집장으로 기획과 제작, 마케팅을 책임졌다.

30여년간 아동·청소년 만화와 학습 콘텐츠 기획 한 우물이었는데 매번 창작 활동 전면에 있었다. 최 대표는 “없는 걸 새로 만드는 게 굉장히 힘든 일인데, 철이 없어서 매사에 긍정적이었다”고 웃었다. 이어 “야근을 밥 먹듯 하다가 2009년 전철서 쓰러진 적이 있었는데, 특출나지 않기 때문에 제가 가진 역량의 120%를 매일 쏟아부었다”고 회상했다.

일반 사원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그에게 청춘들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그는 “잘하는 일을 해야 하나,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전자를 추천한다”며 “성과가 나오는 부분에서 본인 경쟁력을 갖추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했을 때 빛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정적인 사람보다 긍정적인 사람이 오래가고, 겸손할수록 본인이 더 커진다”고 덧붙였다. 이어 “열정이 넘치는 인재는 제일 중요한 게 건강이다”고 맞춤 조언을 했다.

또 “인생은 매일 선택의 연속이다”며 “안목을 키우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자기 성찰과 주변에 대한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평생 학습을 통한 지속 성장은 필수다”며 “어떤 분야에서든 전문가가 될 수 있게 젊은 시절부터 노력하고 경청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회사를 다섯 글자로 표현해달란 부탁엔 ‘열정공동체’라고 답했다. 그는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 분야에 지원해서 직업으로 갖다 보니, 이들의 강한 열정이 강력한 시너지가 돼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하여 나아가고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크다 보니 상호작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 아이디어를 창출해 지속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혼렙 애니메이션 2기 방영 후 IP 사업 확대 기대” … 목표가 2만9000원

김아람 신한증권 연구원은 “상품 및 기타 매출이 2023년 3분기 11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72억원으로 급성장했다”며 “넷마블 게임이 2·3분기 약 1500억원·850억원을 벌어들여 매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1개월 시차를 두고 매출의 3~4%를 IP 수수료로 수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혼렙’ 애니메이션 2기 방영(1월5일) 후 IP 사업이 확대되면 실적 추정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는 2만9000원을 제시했는데 현 주가 대비 28.04% 상승 여력이 있다.

디앤씨미디어는 ‘나혼렙’ 애니메이션 2기 방영으로 원작 웹소설과 웹툰의 재조명, 관련 상품 판매 증가 등 부가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존 팬층의 충성도가 더 높아지고 새로운 팬들의 유입으로 매출 증가를 노리고 있다. ‘나혼렙’ 애니메이션 2기는 방영되자마자 일본 4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이트(DMM, D애니메스토어, U-NEXT, 반다이채널)에서 1위에 올랐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작가 수급 경쟁력과 편집부 기반의 조직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출판·유통하고 있다”며 “최근 ‘나혼렙’ 2기가 공개돼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대 주주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공략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고 신시장에 해당하는 숏폼 공략을 위해 발 빠르게 자회사 펄스클립을 설립한 것도 눈에 띈다”고 했다.

다만 “사업보고서에 급변하는 경영 환경을 위해 성장을 위한 투자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는 재무정책을 시행한다고 적시되어 있는데 상장 이후 배당을 한 번도 시행하지 않아 주주친화 기업이 되려면 배당 선진화 정책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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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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