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세불안, 항공업 영향 제한적 …"대한항공 최선호주"-한국
올 들어 항공운수업이 시장 재편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라는 변수를 맞았다. 하지만 국내 정세 불안이 향후 업황의 구조적인 변화를 맞기 못할 것이라는 증권가 의견이 나왔다. 2016년 탄핵 정국 때도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늘었던 점을 감안하면 투자 모멘텀(동력)은 변함없다는 얘기다. 최선호주로는 사실상 공급을 통제할 수 있어 운임이 흔들릴 가능성이 적은 대한항공을 추천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드디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4년만에 성공했다. 시스템 통합과 노선 스케쥴 조정 등 시너지 전략은 물론 당장 반 년 안에 사회적으로 관심이 가장 많은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동시에 진에어와 에어부산·서울의 통합 LCC 출범 역시 구체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명소노 그룹은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지분 매입에 나서며 공석이 될 두 번째 FSC 자리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오래 기다려 온 시장 재편인데, 본격화를 앞두고 계엄 사태 여파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그는 짚었다. 그동안 미국 노선이 중요한 수익원으로 부상했는데 트럼프 2기와의 초기 관계 형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항공업종 투자심리는 환율을 비롯한 대외 변수에 민감한 탓에 주가도 꺾였다. 팬데믹 이전에도 일본여행 보이콧, 중국 사드 갈등 등 지정학적 악재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이 많았어서다.
하지만 내년 항공업종 투자는 더 큰 그림을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2016년 탄핵 당시에도 해외여행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반대로 외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은 원래 비중이 크지 않다"면서 "단기적인 정세불안이 지금의 국제선 공급 부족과 항공시장 재편 수혜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투자 모멘텀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단기 수요 움직임보다 구조적인 공급 체질개선이 더 중요하다"며 "지금은 공급환경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어느 항공사도 운임을 포기하면서까지 점유율 경쟁에 나설 이유가 없는 상황이란 얘기다. 신생 LCC가 돌발행동에 나서려고 해도 보잉의 생산차질 여파로 기재 도입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미국이 계엄령에 놀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다시 대한항공 대신 중국 FSC를 선택하진 않을 것"이라며 "양대 국적사 합병은 이런 공급자 우위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리레이팅 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공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하고 최선호주로 대한항공을 매수 추천했다.
최 연구원은 "돌이켜보면 양대 국적사 합병은 지금처럼 예상치 못한 대외 환경변화 시 대처할 능력을 키우기 위해 내려진 결정이었다.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환율이 상승하고 장거리 인바운드 수요에 단기 변수가 생겼지만, 대한항공은 사실상 공급을 통제할 수 있는 위치인 만큼 운임이 흔들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결국 대한항공이 항공시장 내 공급자 우위와 향후 재편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고 부연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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