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100만원 간다"…알짜 소비재주 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소비재 등 경기 방어주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수 위축으로 아직 기대치가 낮지만 삼양식품, 실리콘투 등 일부 소비재 기업은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실적을 내는 중이다.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경기 방어주 안에서도 종목별로 선별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양식품 사상 최고가 행진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필수소비재지수는 지난 한 달간 3.57% 올랐다. KRX 경기소비재지수도 2.51%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가 1.56%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관세 장벽 우려가 커지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소비재 주식으로 시장 주도주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모든 소비재주가 오른 건 아니다. 음식료 중에선 ‘불닭볶음면’으로 역대급 수출 실적을 기록 중인 삼양식품(45.68%)이 최근 한 달간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CJ제일제당(-4.34%) 롯데칠성(-3.75%) GS리테일(-2.30%) 등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같은 기간 반등에 실패했다.
삼양식품은 지난 24일 78만3000원까지 올라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DS투자증권 등 증권사 네 곳이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내년에는 주당 가격이 100만원에 달하는 ‘황제주’로 등극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삼양식품은 미국 판매 호조로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1조2491억원에 이른다. 사상 최대이던 작년 한 해(1조1929억원) 매출 기록을 넘어섰다.
23일 목표주가를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올린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양식품은 중국에도 공장을 설립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며 “향후 불닭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종합 식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트럼프 효과’ 언제까지전통적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유통주 중에선 이마트의 주가 흐름이 눈에 띈다. 지난 6월 사상 최저인 5만4800원까지 떨어지는 등 부침을 겪었지만 최근 3거래일간 11.88% 올라 7만원대를 회복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이마트는 2018년 미국 법인 PKRH(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한 뒤 브리스톨팜스 레이지에이커스 메트로폴리탄마켓 등 55개 유통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 2조원 규모인 미국 사업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
화장품주에선 브이티(한 달간 33.50% 상승) 실리콘투(16.92%) 코스맥스(13.21%) 등이 관심을 받고 있다. 뷰티 제품 개발사 브이티는 ‘리들샷’의 중국 진출 기대에 반등했다. 코스맥스는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달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 개최를 계기로 중국 소비 회복 기대가 커지자 매수세가 집중됐다. 실리콘투는 자사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에서 한국 화장품 제품을 세계 16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동 지역에서 신규 수요가 늘어나 올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오랫동안 부진을 겪어온 아모레퍼시픽의 반등을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힘입어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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