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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아처와 앤두릴, 요즘 잘나가는 美 방산 스타트업들의 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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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광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수석연구원

아처와 앤두릴의 협업

조비에비에이션와 함께 AAM(Advanced Air Mobility)의 선두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아처에비에이션은 그동안의 행보를 보면 트렌드를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시작부터 그랬다. 아처는 뉴욕 헤지펀드 출신인 아담 골드스타인과 브랫 애드콕이 2013년 창업한, 온라인 구인구직 스타트업을 2018년에 성공적으로 매각한 뒤, 2019년 당시 미래 유망 산업으로 떠오르던 AAM을 눈여겨보고 아처를 창업하였다. 항공우주 엔지니어 출신인 조벤 베버트가 2009년 창업한 조비와 상반되는 부분이다.

물론 운도 따라주었다. 유명한 창업가인 마크 로리의 지원(초기 투자)을 받았고, 2019년 말부터 에어버스와 보잉이 AAM 사업을 축소하면서 유능한 엔지니어들을 수월하게 채용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후발 주자임에도 빠르게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Landing) 항공기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

12월 12일 아처가 군용 하이브리드 eVTOL 항공기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앤두릴(Anduril Industries)과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는 아처가 트렌드를 포착하는 능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앤두릴은 실리콘밸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 국방부와 상당한 관계를 구축한 스타트업이다. 국경 보안용 자율 감시 타워를 공급했고, 다양한 드론 기술에 대한 계약을 따냈다. 특히 올해 4월 CCA(Collaborative Combat Aircraft, AI 기반 무인 전투기) 프로그램에 선정되면서 방위산업계에서 주목을 끌게 되었다. 앤두릴은 이러한 모멘텀을 바탕으로 2023년 8월, 기업가치 140억 달러로 평가받는 1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F 펀딩에 성공했다.

아처는 앤두릴과의 군용 하이브리드 eVTOL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4억3000만 달러의 추가 투자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현재 투자자들의 방위 기술 투자 의욕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도널드 트럼프의 고문인 일론 머스크가 기존 방위업체들보다 더 혁신적인 신규 진입자들에게 특히 우호적일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처의 주가는 11월 이후 약 200% 상승하여 현재 시가총액 48억 달러를 기록 중이며, 이는 eVTOL 항공기 개발 진행 속도가 더 빠른 조비의 시가총액 59억 달러와의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사실 아처는 이미 미 공군의 어질리티 프라임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국방부와 협력해 왔다. 미 공군은 이 프로그램을 2020년부터 시행 중이며, 이를 통해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과 비행 테스트를 지원해왔다. 이 프로그램에는 조비, 아처 그리고 베타테크놀로지스가 참여하고 있고 세 회사 모두 현재까지 각각 1억~1억4000만 달러 수준의 자금 지원을 받았다.

미 국방부는 eVTOL 항공기가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같은 광대한 작전 지역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만한 항속거리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아처와 베타는 하이브리드 eVTOL 항공기 개발을 선택했으며, 조비는 수소 eVTOL 항공기 개발 방향을 택했다. 군용 eVTOL 항공기 공급은 기업들에게 상업 운영 확장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초기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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